펜스 올라타는 수비, 사구에도 쿨 미소... 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잠실=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10.29 08:55 / 조회 :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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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반즈. /사진=OSEN
가을야구 진출 팀이 모두 가려진 2020 KBO리그. 많은 팬들의 관심은 KT 위즈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의 2위 싸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 이글스도 최선을 다해 시즌을 임하고 있다. 팀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시기임에도 막판 힘을 내는 중이다.

한화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7-6 승리를 거뒀다. 선발 김이환(20)이 무너진 탓에 4회까지 끌려 갔지만, 5회 4점을 뽑아내 점수 차를 확 좁혔다. 6회 동점에 성공한 한화는 연장 11회 베테랑 송광민(37)의 결승타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팀 추격을 이끌어준 외국인선수 브랜든 반즈(34·한화)의 활약이었다. 이날 4번타자 1루수로 나서 LG 마운드를 상대로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초반 두 타석에서 삼진,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6회초 2사 1, 2루서 좌측 펜스를 맞히는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에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연장 11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LG는 반즈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작전을 시도했지만, 후속 송광민이 역전 결승타를 날려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7월 전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1)의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반즈는 올해 72경기에서 타율 0.262, 9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425. 무시무시한 괴력을 뽐내는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하면서 준수한 발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반즈는 10월 22경기에서 타율 0.341로 맹활약 중이다.

그리고 장점이 하나 더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다. 하위권 팀의 외국인선수라면 시즌 막판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인데, 반즈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고, 주루 플레이를 할 때도 거침없이 몸을 날린다. 모든 힘을 쏟아내며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안타를 치고 나면 더그아웃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는 '엄지 척' 세리머니도 언제나 열정적이다. 프로선수라면 당연한 일인데도 외국인선수가 하다 보니 더욱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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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반즈. /사진=OSEN
이날도 반즈는 LG전 연장 11회말 1사 1, 2루 수비 상황에서 LG 이형종(31)의 파울 타구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이형종이 때려낸 공은 1루쪽 불펜으로 향했는데, 반즈는 펜스까지 타고 올라가 잡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보다 멀리 뻗어가 공을 잡지 못했다. 실패는 했지만 반즈의 프로정신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앞서 9회초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반즈는 LG 투수 정우영(21)이 던진 공에 왼쪽 팔꿈치를 맞았는데, 정우영이 모자를 벗은 뒤 고개를 숙여 사과의 인사를 표했다. 그러자 반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받았다. 1루에 있던 양석환(29)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6회말 무사 1루서는 LG 1루 주자 홍창기(27)의 발이 1루 베이스에서 잠시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아웃을 만들기도 했다.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은 최근 반즈에 대해 "타격감이 괜찮은 편이다. 타격할 때 단점이 보이기는 했는데 많이 좋아졌다. 단점이 보일 때는 헛스윙 비율이 높았다. 엄청난 파워를 가진 타자는 아니어서 외국인타자가 갖고 있는 기대치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다른 외국인선수들도 재계약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지만, 반즈는 올 때부터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열심히 하려고 했다. 열정이 넘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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