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엔 투구폼 바꾸려 감독 찾아간 '당돌한 루키'가 있다 [★부산]

부산=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10.29 05:03 / 조회 :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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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고졸 2년차 송명기. /사진=김동영 기자
신인이 스스로 투구폼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강력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NC 다이노스에 그런 '당돌한 루키'가 있다. 송명기(20)다. 팔 각도를 낮추면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감독과 코치를 찾아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송명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NC는 7-1의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송명기는 시즌 9승을 달성했다. 10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고졸 2년차인 선수임을 감안하면 대박이다. 심지어 지난해 1군에서 단 2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다. 올 시즌은 36경기(12선발) 87⅔이닝,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중이다. 신인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수치다.

핵심은 투구폼 변화다. 정확히는 팔의 각도를 낮췄다. 완전 오버스로우는 아니었지만, 아예 스리쿼터에 가깝게 팔을 내렸다. 이를 통해 무브먼트가 좋아졌다. 당장 속구가 투심처럼 휘기 시작했다.

구속도 좋다. 올 시즌 속구 평균 구속이 143.7km다(스탯티즈 기준). 28일에는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여기에 움직임까지 좋다. 위력이 없을 수가 없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도 힘을 받는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변화를 코치의 지도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고교 시절 그렇게 던졌던 생각이 났고, 프로 무대에 적용시켰다. 보통 코칭스태프가 수정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송명기는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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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송명기. 2019년과 비교해 팔의 각도가 낮아졌다.
28일 사직에서 만난 송명기는 "작년보다 구위나 무브먼트가 달라졌다. 더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게 됐다. 힘을 어떻게 쓸지 고민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던질 때 (팔이) 높이 있는 것보다 낮게 스리쿼터 형식이 힘을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과 코치님께 여쭤봤고, 허락을 해주셨다. 속구의 회전이 달라졌고, 무브먼트가 생겼다. 고교 시절 폼도 스리쿼터형식이었다"라고 더했다.

이동욱 감독은 "송명기는 원래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였다. 팔의 각도를 낮추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졌고, 무브먼트가 더 좋아졌다. 이상적인 포인트를 찾았다. 자신감까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송명기는 2000년생의 어린 선수다. 지난해에는 19살 소년이었다. 고졸 신인으로서 모든 것이 새로울 수밖에 없는 환경. 선배들도, 코칭스태프도 쉽게 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스스로 투구폼을 바꿨고, 허락도 얻어냈다.

송명기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후 귀국장에서 "만약 기회가 된다면 선발로 나가고 싶다"라며 조심스럽게 욕심을 드러냈다. 이것이 현실이 됐다. NC도 든든한 선발투수를 한 명 얻었다. 결국 송명기 본인의 힘으로 만든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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