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개 부족' 페르난데스, 그래도 박수 받아 마땅한 이유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10.31 20:04 / 조회 :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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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잠실 키움전에서 1회 안타를 때려낸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오른쪽). 이후 무안타였고, 200안타에 1개 부족한 199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눈앞에서 대기록을 놓쳤다. 역대 두 번째이자 외국인 타자 최초 '200안타'에 딱 하나가 부족했다. 그래도 199안타도 대단한 기록임은 분명하다. '신기록'이기도 하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 안타수는 199개. 이날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릴 때만 하더라도 200안타가 가능해 보였지만, 이후 안타가 없었다.

200안타는 KBO리그 역사상 서건창(키움) 딱 한 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에서 201안타를 때리며 역사를 새로 썼다. 당시 타율이 무려 0.370에 달했다.

페르난데스가 뒤를 잇고자 했다. 사실 두산 입단 첫해였던 지난해 200안타를 만들 뻔했다. 197안타를 쳤다. 역대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2개를 더 쳤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깼다.

페르난데스는 조금은 우악스러운, 정석에서 벗어나 보이는 타격폼이지만 정확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9년 타율 0.344로 2위에 올랐고, 올해도 0.340을 쳤다. 어떤 공도 때려내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5월부터 9월까지 174안타를 쳐 월 평균 34.8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무난하게 200안타를 돌파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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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안타로 출루한 후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10월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25안타에 그쳤다. 유일하게 30개 미만의 안타를 기록한 것이 10월이다. 들쑥날쑥한 상황에서도 15일부터 20일까지 5경기에서 9안타를 몰아치며 194안타까지는 올라섰다. 그런데 이후 3경기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시즌 195안타. 잔여 경기는 3경기였다.

27일 한화전에서 4타수 2안타를 치면서 4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일궈냈다. 197안타로 지난해 자신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9일 KIA전에서 1개를 보태 대망의 200안타에 2개 차로 다가섰다.

운명의 최종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면서 기세를 올렸다. 이후 땅볼 3개에 그치면서 199안타에서 멈춰야 했다. 너무나 아쉬운 대기록 작성 실패였다.

200안타의 상징성이 있기에 페르난데스의 기록 달성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정작 페르난데스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기록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먼저다. 200안타 이상을 치고 싶기는 하다. 마음 같아서는 240안타도 치고 싶다. 그러나 지금 200안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록보다 앞으로 들어갈 타석만 생각한다. 200안타는 올해 못해도 내년에 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못해도 만족하고, 달성하면 축하받을 일이다. 내 목표는 언제나 말했듯 우승이다"라고 강조했다.

집착하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묵묵히 타석에 섰다. 그렇게 차곡차곡 결과물을 쌓았다. 199안타.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 200안타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만, 199안타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한 페르난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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