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태형 입에서 떨어진 "와카"라는 단어, 참 낯설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10.25 09:13 / 조회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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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고비에서 탁 못 넘어가네. 그 고비만 탁 넘어가면 치고 올라갈 것 같은데…. 올라갈 것 같다가 떨어지고, 올라갈 것 같다가 떨어지고." - 2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4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그래도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올 시즌 성적은 매우 낯설다. 베어스 왕조라 불릴 만큼 두산은 늘 최강자의 위치에 있었다. 매년 새롭게 KBO 리그 무대를 밟은 외국인 투수들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던져봐야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강했던 두산인데, 올 시즌엔 1위도, 2위도 아닌, 5강 싸움을 하고 있다. 24일 잠실 롯데전에서 2-1로 승리한 두산은 76승4무61패(승률 0.555)를 올리며 4위 키움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아직 순위 싸움이 다 끝난 건 아니다. 두산은 27일 잠실 한화전, 29일 광주 KIA전, 30일 잠실 키움전까지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만약 세 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키움을 제치고 4위에 자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두산이 전승을 거두고 KT가 남은 5경기서 2승 3패 이하의 성적을 거둘 시 3위에도 오를 수도 있다.

반면 1경기라도 더 패한다면 키움보다 무조건 뒤로 밀린 채 4위 아니면 5위에 자리한다. 이 경우 남은 시즌보다 현실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계속 이기면 끝까지 갈 수도 있는 거다. 27일 한화전까지, 두 경기 안에 결정이 날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와일드카드에 대해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5년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 5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려놓았다. 그 중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으며, 승부처에서는 뚝심 있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랬던 김 감독의 입에서 툭 떨어진 '와일드카드'라는 단어는 참으로 낯설게 느껴졌다.

두산은 23일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두산은 매년 정규 시즌을 마친 뒤 포스트시즌 경기를 더 치렀다. 또 주전급 선수들이 대표팀에 자주 발탁되면서, 다른 구단 선수들에 비해 더 많이 뛴 것 또한 사실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피로 누적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대표팀도 많이 왔다 갔다 했다. 선수들 몸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있었다. 경기 수가 많았다는 게 큰 영향을 미친 거라 확답은 못 내리겠지만, 큰 경기에 집중하면 피로도는 분명 더 있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5년 간 정말 잘해줬다. 올 시즌 기대했던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잘해주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직 두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두산 팬들은 올 시즌에도 '미라클 두산'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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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팬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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