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한 오재원 "미안하다", 트레이드로 온 이승진은 "괜찮다" 했다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10.24 20:51 / 조회 : 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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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진.
두산은 이제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남은 경기서 전승을 거두면 4위는 물론, 산술적으로 3위도 가능하다. 그리고 살얼음 같은 리드 속에서 점수 차를 지켜낸 건 트레이드를 통해 온 두산 불펜 이승진(25)이었다.

24일 잠실구장. 롯데-두산전. 1회와 3회 1점씩 뽑은 두산은 6회 1점을 허용하며 1-2, 한 점 차로 쫓겼다.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6이닝(96구)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 근데 아니나다를까, 다음 7회부터 곧장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째 투수 박치국이 김준태에게 볼넷, 한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고, 마차도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두산은 투수를 이승진으로 교체했다.

지난 5월 SK와 2:2 트레이드(이흥련·김경호↔이승진·권기영)를 통해 두산에 입단한 이승진. 그는 앞서 야탑고를 졸업,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73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올 시즌 9월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아 두산의 허리를 맡고 있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불펜진에 대해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많은 성장을 했다. 그들이 던져줘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 또 그들에게는 경험이다. 더 이상 어떻게 잘해주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언급한 이름은 이승진이었다. 그는 "이승진도 그렇게 잘해주다가 얻어맞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는 거지"라고 칭찬했다. 이승진은 잘 던지다가 지난 22일 KT전에서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흔들리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2,3루 위기였지만 이승진은 침착했다. 정훈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2아웃을 잡아냈고, 손아섭에게 3볼을 던진 끝에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하지만 전준우를 재차 3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진은 이대호를 2구째 3루 땅볼로 아웃시킨 뒤 이병규를 2루 땅볼로 이끌었으나 오재원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1루가 됐다. 그러나 안치홍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결국 9회 두산은 클로저 이영하를 올리며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은 76승4무61패(승률 0.555)로 4위 키움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선발 알칸타라는 19승(2패)에 성공, 루친스키(NC·18승)를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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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진. /사진=뉴시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이승진은 7회 상황에 대해 "겁나지는 않았다. 공을 쳐주길 바라면서 강하게 낮게 보고 던졌다"고 입을 열었다.

8회 1사 후 '백전노장' 오재원은 실책을 범한 뒤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승진은 "선배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전 솔직히 괜찮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야수의 실수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은 채 다음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잦은 등판에 대해 "띄엄띄엄 경기가 있어 괜찮다"고 한 그는 필승조에 대해 "부담이 정말 큰데, 그 부담 여부를 떠나 마운드서 절대 피해 가면 안 되는 게 제 할 일인 것 같다. 솔직히 아직 완전 자리를 못 잡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못 던졌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승진은 김 감독의 칭찬에 대해 "전 되게 좋다. 관심을 받으니까 좋다.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잘 던져야 하는데, 그 믿는다는 기사가 나온 뒤 잘 못 던졌다. 오늘 처음으로 잘 던진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할 수 있게끔 공격적인 투수가 되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이 무섭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좋습니다. 남자입니다. 남자답다"면서 "지나가면서 마주치면 미트를 보고 던지라 하신다. 공격적으로 들어가라는 뜻인 것 같다"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알칸타라가 선발로서 자기 몫을 다해줬다"고 한 뒤 "이후에 나온 승진이와 영하도 잘 막아줬다"면서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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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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