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향해 두 번 모자 벗은 롯데 최고 외인 [★인천]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10.24 06:00 / 조회 : 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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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무리하는 스트레일리./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32)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기록 잔치를 벌였다.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둔 스트레일리를 향해 원정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그는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다.

스트레일리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15승을 챙겼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섰던 스트레일리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KBO리그 데뷔 시즌을 마쳤다.

먼저 에이스 척도라고 불리는 15승을 따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4승을 거둔 투수다웠다. 지난 18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14승을 따냈던 스트레일리는 롯데 구단에서 처음으로 14승 고지를 밟은 외국인 투수가 됐다. 13승을 거둔 쉐인 유먼(2012~2013년), 크리스 옥스프링(2013년), 조쉬 린드블럼(2015년), 브룩스 레일리(2017년)를 넘어섰다. 당연히 15승도 최초다.

신기록은 또 있다. 이날 경기 결과를 더해 스트레일리의 평균자책점은 2.50(194⅔이닝)이 됐다. 이는 유먼이 2012년 기록했던 평균자책점 2.55(179⅔이닝)을 제쳤다. 롯데 역대 외국인 투수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던 스트레일리는 1회 첫 타자 최지훈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대기록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3번 오태곤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나왔다. 1사 만루 상황 위기 상황에서 나온 것이 삼진이었다. 김경호를 삼진으로 잡아 한숨 돌린 뒤 박성한을 1루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3회 선두타자 최지훈이 꼼짝하지 못하는 공을 던져 삼진을 잡았다. 대망의 200탈삼진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스트레일리는 3회를 마친 뒤 3루 측 롯데 원정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KBO리그에서 8년 만에 200탈삼진 기록이 달성됐다.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의 210탈삼진이 마지막 '200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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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일리(동그라미 안)의 방송 인터뷰를 지켜보는 롯데 원정 팬들./사진=심혜진 기자


스트레일리의 대기록은 KBO리그 레전드들을 소환했다. 1984년 최동원(223탈삼진), 1996년 주형광(221탈삼진), 1986년 최동원(208탈삼진)에 이어 롯데 소속 선수로는 세 번째, 기록으로는 네 번째다. 롯데 선수로는 24년 만의 대기록이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로는 2001년 에르난데스(SK, 215탈삼진) 이후 2번째 기록 달성자가 됐다.

200이닝을 던지지 않고 200탈삼진 기록을 세운 선수로는 역대 3번째다. 1988년 선동열(당시 해태)이 178⅓이닝을 소화하고 200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2012년 류현진이 182⅔이닝에서 210탈삼진을 솎아냈다. 그 다음이 스트레일리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일리는 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 모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스트레일리는 6회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하고 내려오면서 롯데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3루 측을 메운 원정 팬들은 스트레일리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팬들의 애정은 식을 줄 몰랐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돼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금이라도 스트레일리를 더 보고 싶었던 팬들은 끝까지 기다렸다. 인터뷰가 끝나자 기다린 팬들을 위해 스트레일리는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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