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th BIFF] '미나리' 스티븐 연X한예리X윤여정, 한국적인 앙상블(ft.정이삭 감독)[종합]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10.23 15:51 / 조회 : 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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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계 미국인 감독과 배우 그리고 한국 배우가 영화 '미나리'로 만났다. 한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알고 보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도 이렇게 한국적일 수가 있을까.

23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온라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그리고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자국 영화 경쟁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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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 /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이날 '미나리'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대본을 작업했을 때 '마이 안토니아'라는 책이 인상 깊었다. 본인의 기억에 대해 진실되게 다가갔다. 책 속의 이야기와 실제 나의 삶에 대해 재고하게 됐다. 저 역시 비슷하게 기억을 진실되게 들여다보려 노력했다. 1980년대 저의 기억을 가지고 하나씩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순서를 되짚어 보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나열했다. 대부분 많은 이야기들이 실제로 있었던 가족의 이야기가 투영됐다. 저의 이야기에서는 영감을 받은 정도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 제목을 왜 '미나리'로 했을까. 그는 "시작부터 '미나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나리가 자라나는 모습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희 가족이 미국에 갔을 때 미나리 씨앗을 가지고 와서 심었다. 할머니께서 우리 가족만을 위해 심고 길렀던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심었던 씨앗 중에 미나리가 잘 자랐다. 아마 할머니가 가진 사랑이 녹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영화에 대한 정서를 가질 수 있고, 내용이 잘 녹아있다고 생각해서 '미나리'로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이삭 감독은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을 캐스탕한 이유에 대해 "최고의 배우여서 캐스팅 했다. 바쁜 가운데도 시간을 내줘서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 배우는 한국 할머니의 역할이 언뜻보면 고약하긴 하지만 정직하다.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할 수 있지만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좋아하게 되는 게 (윤여정과) 딱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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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 /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또 정이삭 감독은 "모니카는 외유내강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니카는 이 영화의 목적이자 심장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의 그런 모습을 한예리 배우에게 보였다. 그의 연기와 캐릭터를 믿고 같이 하기로 했다. 스티븐 연 배우가 연기한 제이콥은 저희 아버지 일 수도 있지만 저의 모습이 많이 투영이 되어 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고, 훨씬 더 깊은 결로써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스티븐 연이었고, 스티븐 연이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은 "저희 가족 같은 경우에는 미국 서부의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살았다. 이러한 경험이 영화 속 경험과 비슷히게 녹아있었다. 이민으로 인해 사는 삶이 하나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세대 간이 가진 언어, 문화, 소통 등에 대한 차이로 많은 생각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야기들이 정이삭 감독이 만든 '미나리'를 보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삭 감독님 진실되고 정직하게 만들면서 배우들도 공간이 주어졌다. 우리를 구체적으로 캐릭터에 투영할 수 있었다. 그런 공간이 많이 주어졌던 것 같다. 이삭 감독님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이주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미나리'를 작업하게 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한 스티븐 연은 "감독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대본을 가지고 각자의 사람들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이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함께 모여 영화를 만든 것도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언어나 물리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길 힐링의 포인트가 되길 바라면서 작업을 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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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실제로 이민자인 스티븐 연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면서 어느 곳에서도 내가 속하지 않는다는 소속감이 없었다. 그 갭에 끼어있는 느낌이었다. 한국어 연기가 굉장히 무서웠다. 윤여정 배우님께 '도와주세요'라고 부탁을 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꾸짖었다. '버닝'에서 이차동 감독님이 제게 역할을 맡겼을 때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단조로운 톤을 만들어서 느낌이 다른 한국어를 구사했다. 그래서 어렵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스티븐 연은 "'미나리'에서는 한국어의 구어체를 해야했다. 부모님과도 한국어로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미나리'를 찍으면서도 한국어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물론 부모님이 대화하는 걸 많이 봤고,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 했다. 제이콥이라는 사람의 내면과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제 연기에 대해서 감히 평가를 할 수는 없다. 관객분들에게 판단을 맡기겠다"라고 전했다.

윤여정은 "영어를 못 한다고 해서 미국에서 살았다는 것을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한다.하려고 한다. 나이가 많아서 지금은 사람을 보고 일을 한다. 이 작품이 좋아서 하는 거 보다 정이삭 감독을 만나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남자로 마음에 든 건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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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또 윤여정은 "요새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순수했다. 또 김기영 감독과 한국 영화를 알아서 좋았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직접 (정이삭 감독이) 쓴 줄 몰랐다. 이야기가 너무 진짜 같았다. 그래서 그냥 하겠다고 했다. 저는 사람을 보고 일을 한다. 작품을 본다고 해서 스타가 되겠나"라며 "사람이 좋아서 했다"라고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지난 2월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예측하는 미국 사이트 어워즈와치가 2021년 예상 후보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윤여정은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예상 후보에 포함된 바 있다.

윤여정은 "있는 줄도 몰랐다. 곤란하게 된 게 식당을 갔는데 저한테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올라 축하한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니라고 했다. 진짜 곤란했다. 그런 걸 누가 예상을 하는 건데 곤란하게 됐다. 이제 (후보에) 못 올라가면 못 타게 되는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를 들은 정이삭 감독은 "우리의 보물 같은 윤여정 선생님을 인정 미국인들에 대해서 찬사를 보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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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예리는 "저도 처음에 정이삭 감독님 만났을 때 감독님의 인상이 좋았다. 편안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도 소통이 잘 될 것 같은 이상한 믿음이 생겼다. 물론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중 모니카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한국적인 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희 엄마, 이모, 할머니 통해서 많이 봤던 모습들이 모니카 안에 많이 있었다. 어떻게든 감독님과 모니카를 만들수 있을 거 같아서 미국 경험 없었지만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한예리는 "할리우드 가보지도 못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시선을 끌었다. 이를 들은 윤여정은 "시골에서 찍었다"라고 말했고, 스티븐 연은 "할리우드 별로다"라고 말했다. 한예리는 "부담스럽더라. 저는 오히려 영화 촬영을 다녀와서 '할리우드 진출' 기사를 봤다. 그래서 거창하게 기사가 났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라고 했다.

한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1일 개막했으며 오는 30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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