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타석 양보하고 떠난 김태균...' 한화, 꼴찌여도 포기하면 안 된다 [★대전]

대전=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10.23 05:22 / 조회 : 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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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김태균. /사진=OSEN
올해 한화 이글스는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최하위(10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22일 대전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4-10으로 패해 순위가 확정됐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뚜렷한 목표도 있다. 팀 레전드 김태균(38)이 은퇴하면서 양보한 마지막 한 타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날 한화가 리그 10위를 확정짓기에 앞서 김태균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KBO리그 레전드 김태균도 울컥한 마음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프로 데뷔 20년차인 올해 정든 이글스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성적은 6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9 2홈런 29타점.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1년 계약을 맺으며 명예회복을 외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쉬움이 있더라도 김태균의 은퇴 경기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구단의 제안을 김태균이 거절했다. 김태균은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을 때 감사하게도 은퇴 경기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시고 기회를 주시려고 했다"면서도 "(은퇴 경기를 위한) 한 타석이 저에게 소중하지만, 저보다 더 간절한 타석이 될 수 있는 선수도 있다. 제 마지막 가는 길에 그런 선수들의 소중한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고, 많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균은 "그 한 타석에 제가 아닌, 다른 선수가 나서 본인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더 좋은 것을 찾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태균은 떠나는 그 순간까지 이글스, 그리고 팀 후배를 생각했다. 혹여나 자신의 은퇴 결정이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김태균은 "시즌 초반 제가 2군으로 내려갔을 때 혼자 생각을 많이 했고 (은퇴를) 준비했다. 1군에 왔다가 8월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면서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2군 서산구장은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얼마나 힘들게 준비해야 1군 무대에 설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는 상황에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은퇴와 관련해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 했고,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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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사진=OSEN
그런 김태균이 후배들에게 남기고 간 선물은 '자신의 마지막 한 타석'이었다. 그래서 남은 시즌 한화 선수들은 더 간절해야 한다. 경기를 하다보면 방망이가 맞지 않을 수 있고 큰 점수차로 질 수 있지만, 쉽게 포기하고 전력을 다해 뛰지 않는다면, 팀 레전드 김태균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전날 한화는 KIA에 6점차 완패를 당했지만,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주지 않았다. 4회 스코어 1-7, 7점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노력해 8회 4-8을 만들었다.

만약 7회말 2사 1,2루서 4번 브랜든 반즈(34)의 빨랫줄 같은 타구가 조금만 왼쪽을 향해 펜스를 넘어갔더라면 파울이 아닌 3점 홈런이 됐을 것이다. 8회말 2사 1,2루에서는 이성열이 날카로운 파울 타구를 여러 차례 날리고도 끈질긴 9구 승부 끝에 삼진 아웃을 당했다. 최종 결과야 좋지는 않았지만, 한화의 추격 의지는 높이 살만했다.

올해 한화는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은퇴 경기, 마지막 한 타석을 양보한 김태균을 위해서라도, 한화 선수들은 자신들의 불꽃투혼, 부끄럼 없는 경기를 끝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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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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