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화려했던 겨울, 뜨거웠던 8치올, 또 쓸쓸한 가을 [★인천]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10.22 14:45 / 조회 :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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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허문회 감독.
롯데 자이언츠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뜨겁게 염원하던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롯데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서 3-11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롯데는 68승 67패 1무(승률 0.504)를 기록하며 7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의 5위 트래직 넘버는 2였다. 같은 날 5위 KT가 홈에서 삼성을 연장 10회 끝에 2-1로 이기면서 2가 한 번에 소멸됐다.

이렇게 롯데는 또 쓸쓸한 가을을 맞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6위 또는 7위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사장과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했다. 무엇보다 허문회(48) 감독과 성민규(38) 단장의 콜라보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스토브리그에서는 화려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의 성민규 단장은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가 말하는 '프로세스'라는 단어는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래리 서튼을 퓨처스 팀 감독으로, 행크 콩거를 배터리코치로 영입했고, 공격적인 트레이드와 FA 영입도 성공시켰다.

특히 FA 최대어였던 2루수 안치홍(30)을 국내에서는 생소한 '옵트-아웃' 계약으로 영입해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발맞춰 허문회 감독은 데이터 기반의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 등 소통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작은 좋았다. 개막 5연승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잠시나마 1위 자리도 맛봤다. 시즌을 길게 보고 선수들의 체력 관리, 부상 예방에 신경 썼던 허문회 감독이었지만 정작 승부처에서 아쉽게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8치올' 선언도 물거품이 됐다.

조짐은 있었다.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아드리안 샘슨(29)이 부친상과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뼈아팠다. 또 허 감독이 믿고 기다렸던 민병헌(33)과 안치홍은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민병헌은 21일까지 시즌 타율 0.233, 2홈런, 23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타격감이 떨어졌고, 재정비를 위해 2군행을 자청했지만 허문회 감독은 만류했다. 스스로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지만 결국 발등을 찍었다.

안치홍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 사이 오윤석(28)이 치고 올라와 안치홍은 부상에서 회복하고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타율 0.283, 6홈런 52타점에 그쳤다. 4년 연속 3할 도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하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도 있다. KIA와 5승 10패, 삼성과 8승 8패, SK와 6승 7패를 기록했다. 그나마 최하위 한화에만 11승 5패로 우세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포스트 이대호'로 불리는 한동희(21)가 잠재력을 터트렸고, 선발투수 이승헌(22)을 발굴해냈다.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긴 김원중(27)도 연착륙했다. 2018년부터 롯데의 골머리를 썩였던 안방을 공수에서 성장세를 보여준 김준태(26)가 차지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제 롯데는 2021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는 나쁘지 않다. 좌완 김진욱을 비롯해 내야수 나승엽, 포수 손성빈까지 1차 지명급 선수들을 3명이나 품는 데 성공했다. 기대만큼 큰 비상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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