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신'..유재명이 사랑받는 이유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10.18 06:00 / 조회 :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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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 사진=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배우 유재명(47)의 연기에는 한계가 없다. 그는 권력의 중심에 있는 회장, 검사장 부터 밑바닥 계란장수의 삶까지 모두 자신만의 연기로 소화해 낸다. 올해 초 '이태원 클라쓰' 장회장 역할로 시청자를 만났던 유재명이 이번에는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에서 범죄 뒷처리를 해주는 창복으로 돌아왔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범죄 조직의 청소부 태인(유아인 분)과 창복(유재명 분)이 유괴된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휩싸이는 신선한 이야기를 그렸다.

그 어떤 캐릭터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유재명. 그를 만나 직접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나리오에 대해 극찬했다.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서 출연하게 됐나.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매번 시나리오로 처음 작품을 접하고 그 첫 매력을 중요시한다. 직감 같은 게 있다. '소리도 없이'는 익숙한듯한 설정, 범죄를 소재로 한 것 유괴나 시체 같은 것들이 나와서 어둡고 무겁게 보이지만 시종일관 매 장면들이 넘어갈 때마다 새로웠다. 매번 상황이 역전되고 또 다른 이야기로 나아가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느꼈다. 또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세계관이 너무 좋았다. 다소 불친절할 수도 있지만 따라가다 보니까 더 좋았다. 다양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함께 나오는 태인이 대사가 없다보니 창복의 대사 등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어떻게 캐릭터를 잡았는지, 또 다리는 저는 콘셉트는 어떻게 잡은 것인지.

▶ 배우들은 연기할 때 인물의 전사를 고민한다. 어떻게 표현할지 연구하다 보면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온다. 제가 정리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했고 다쳤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는 바람에 다리를 저는 것으로 가자고 했다. 다리는 전다는 것 자체가 약자의 개념이 있다. 또 온전치 못한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다가 계란 장수를 하면서 알바로 범죄조직의 뒷처리를 하게 된 인물로 잡았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서 선악의 기준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은 던지고 싶었다. 제가 연극을 하면서 신체를 다루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쫓기는 장면을 찍을 때는 진짜 하루종일 다리를 꺾고 뛰어다니다보니 정말 다리가 마비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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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 사진=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비슷한 중년 남성 캐릭터라도 유재명이 하면 결이 다르게 보인다.

▶ 제 전작이 '이태원 클라쓰'에서 회장님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드라마에서 회장님은 견고한 성 같은 존재다. 제가 노안이지만 아직 60대 그 정도는 아니다.(웃음) 그 역할에 도전한 것은 천편일률적 회장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소리도 없이'에서는 눈썹 문신 분장을 했다. 순박해 보이려고 한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통해 평범함과 인간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싶었다.

- 유아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 제가 생각한 유아인은 옷도 잘입고 자유분방한 배우다. 되게 궁금했다. 직접 만나본 아인 배우는 열심히 분석하고 준비하고 감각있는 배우였다. 박서준도 그렇고 다른 젊은 배우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을 통해서 친해졌는데 관객으로서 유아인의 다른 작품도 궁금하다. 나이 차 나는 선후배이자 동료로 같이 작업을 하다보니 나이 많은 선배가 말이 많아지고 잔소리 생길 수도 있다.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다. 아인 배우는 그런 것이 상관없는 배우다. 위계가 없고 자유롭게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듣는다. 그래서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저는 연극을 오래 했고 또 나이가 들다보니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부럽다. 박서준도 마찬가지다. 후배 배우들이 멋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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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 사진=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 최근 종영한 '비밀의 숲2'에서 이창준(유재명 분)을 보고싶어하는 팬들이 많았다.

▶ 작가님이 '비밀의 숲' 시즌2를 한다고 했을 때 제가 150kg 찌우고 점이라도 찍고 나올 테니까 출연 하게 해달라고 했다. 시즌2에 목소리로나마 출연한 것도 영광스럽다. 멋진 작품이 나온 것 같아서 되게 좋다. 역시 조승우는 정말 멋진 배우다"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유재명의 연기를 극찬하고 사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되게 신기한 일이다. 제가 대중에게 유재명이라는 배우로 작업 하면서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면 저를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 같다. 배우는 꾸미는 게 일, 공식적으로 가면을 쓰는게 직업인데 저는 그 가면 안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연기를 보여주는데 그 안의 나, 유재명을 보여준다. 내가 맡은 역할과 나 사이의 경계를 좀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어떤 부분 때문에 저 배우는 '저 부분이 매력있어'라고 하시는 것 같다. 동료 중에 저보다 연기 잘하는 분들 엄청 많다. 대학로에도 많고. 저는 다행히 제 시계에 맞는 타임에 알려졌다. 저는 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과장이나 겸손이 아니다. '응답하라 1988' 이후 저를 보고 전략적인 행보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저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고 그게 결과적으로 새로운 행보가 되는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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