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말했던 정운찬 총재, 3년간 남은 건 '논란과 불통' [★이슈]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10.14 05:06 / 조회 :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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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정운찬 KBO 총재. 12월말로 임기가 만료되면 물러나게 된다. /사진=뉴스1
정운찬(73)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12월말 임기 만료 후 물러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운찬 총재의 퇴진이 확정됐다. 취임하며 '힐링'을 말했고, '산업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논란'이 더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KBO는 13일 "12월말 임기 만료를 앞둔 정운찬 총재가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힘에 따라, KBO 이사회는 차기 총재로 정지택 전 두산베어스 구단주대행을 총회에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라고 밝혔다.

정운찬 총재는 2017년 11월 총재 후보로 추천됐고, 2018년 1월 3일 제22대 총재로 공식 취임했다. 야구팬으로 워낙 유명했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컸다.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 등 커리어도 화려했다. '일 잘하는 총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취임식에서 "좀 더 높은 수준의 힐링을 전 국민에게 드리겠다"라고 했다.

◇ 중계권·스폰서 계약만 3580억원, 산업화 기틀 마련

여러 일을 했다. 우선 중계권이다. 2019년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5년 1100억원에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지상바 3사와 4년 216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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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일 취임식 당시 정운찬 KBO 총재(왼쪽)가 구본능 전 총재와 악수하는 모습. /사진=뉴스1
타이틀 스폰서 계약도 컸다. 2018년 신한은행과 3년 240억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 프로스포츠사상 최대 규모다. 2021년 1년 연장 계약도 따로 맺었다. 금액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 합하면 3580억원에 달한다. 또 다른 공약이었던 통합마케팅과 KBO.com 등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반은 닦고 있다.

KBO 리그 산업화를 말했던 정운찬 총재다. 중계권과 스폰서 계약을 통해 기틀을 마련했다. 정운찬 총재의 첫손에 꼽히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었다.

이외에 승강제, 연봉 삭감 등이 포함된 심판 개혁안을 내놨고, FA 제도 개선, 샐러리캡 도입, 도핑 제재 강화 등 대규모 개혁안도 발표했다. 바꾸기 쉽지 않았던 부분에 손을 댔다. 위기를 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

◇ 잇따른 논란에도 보이지 않은 총재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논란, 파문도 많았다. 이쪽이 더 크다. 정운찬 총재 부임 첫해였던 2018년이 특히 그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금메달을 따고 돌아왔지만,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총재와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갔다. 국정감사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전임감독제를 찬성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며 선동열 전 감독을 궁지로 몰기도 했다. "전임 총재가 계실 때 뽑았다"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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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정감사 당시 정운찬 총재. /사진=뉴스1
히어로즈 구단의 뒷돈 트레이드도 있었다. 금액이 131억 5000만원에 달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고, 강력한 징계를 천명했다. 그러나 제재금 5000만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끝났다. 당연히 솜방망이 징계 이야기가 나왔다.

2019년 2월에는 사무총장이 교체됐다. 전임 총장이 자진 사임했다고 했지만, 경질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이 앉힌 사무총장을 1년 만에 보낸 것. 교체에 대한 뚜렷한 설명도 없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정운찬 총재는 딱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안 해결에 있어 보여준 것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고, 팬들의 인심을 많이 잃었다. '행사 때만 보이는 총재', '불통의 총재'라고 했다. "총재가 아닌 커미셔너로 불러달라"고 했지만,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그렇게 정운찬 총재의 임기 3년이 끝나간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으나 물러나기로 했다. 남은 기간 극적으로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지금 상태라면 정운찬 총재는 업적보다 논란이 더 도드라진 상태로, 힐링을 주기보다 불만을 야기한 채로 퇴임하게 될 전망이다. 야구팬에서 KBO 수장까지 올랐고,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끝이 마냥 아름답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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