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도 없이' 유아인 "나를 향한 기대, 재밌게 배신하고 싶다"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10.17 14:00 / 조회 : 1303
  • 글자크기조절
image
유아인 / 사진제공=UAA


저에 대한 이미지나 저를 향한 기대를 재밌게 배신하고 싶어요.

배우 유아인(35)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또 다른 유아인을 꺼내 보여준다.

유아인은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에서 대사 한 마디 없는 태인 역할을 맡았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범죄 조직의 청소부 태인(유아인 분)과 창복(유재명 분)이 유괴된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휩싸이는 이야기다.

유아인은 태인 역할을 맡아 대사 한마디 없이, 제목 그대로 '소리도 없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영화가 신선하다.

▶ 새로움에 목말라 하실 것 같았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우리 옆에 있는 것들을

새롭게 터치한다는 점에서 많이들 반가워해주시고 기특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의정이라는 신인감독의 시작이다.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앞으로 그가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응원을 많이 주시면 좋겠다. 근데 혹독한 매질을 하셔도 좋다. 보시는 분들의 시간 아닌가. 그 시간 동안 이왕이면 더 좋은 느낌을 많이 가져가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image
유아인 / 사진=UAA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나. 이 영화의 새로움이 작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인가.

▶ 새로운 것을 만나기 힘든 세상에서 새롭다는 것만으로도 가치있게 느껴지고 끌림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것이 나아가는 곳에 희망이 있는지 혹은 우리가 나아갈 점을 말해주는 새로움인지를 짚어봐야 한다. 그런 것을 봤을 때 홍의정 감독이 말하는 새로움은 그 세계 안에서 존재하는 이야기나 메시지나 방향성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롭고 신선한 자극 자체가 긍정적으로 통용 되지만 새롭다는 게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아주 조심스럽지만..0.1%라도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이 우세한 희망을 보는 것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시나리오를 극찬했다. 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 사실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엄청 기대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바가 이뤄지는 것이 쉬운 세상이 아니다. 시작이, 기획이 현실적으로 잘 그려지고 표현되고 반영되어서 관객에게 가 닿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부분을 성취 했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기대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 영화가 만든 성취가 더 나은 다음을 약속 한다고 생각했고 그 일정에 동행하고 싶었다. 또 홍의정 감독님을 제가 선점하기 위해서도 있었다. (웃음)

image
유아인 / 사진=UAA


영화 속에서 대사가 한 마디도 없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 시나리오가 텅 비어 있었다. '...'이었다. 감정이나 지문이 표시 된 부분도 있었지만 상황 속에 얘(태인)가 있긴 한건가 할 정도로 비어 있었다. 영화는 소리와 빛으로 만들어지는 사기극이고 문학이고 예술이 아닌가. 소리와 빛의 놀이인데 소리가 없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 자체가 영화 안팎으로 작용하며 도발적인 선언처럼 느껴졌다.

'#살아있다' 개봉 당시 출연했던 '나혼자 산다'가 화제가 됐다. 어떤 기분이었나.

▶ 아주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이게 큰 일이구나 생각했다. 제가 가진 영향력이 아니라 방송이 가진 영향력이 존재하고 정말 거기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일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예능) 경험이 많이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솔직하게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것이 이슈가 됐다. 실시간 검색어 오른다고 챔피언 벨트 딴 것처럼 좋아하는 이상한 세상이지만 배우가 연기하는 사람이자 셀럽이자 인플루언서로 너무 파괴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떤 타이틀이 붙는 것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안 해본 일을 하면서 파괴력과 영향력을 무섭게 확인했다. 내가 하는 게 다 좋은건 아닌데 그게 다 유행이 되는 것은 공포스러웠다. 연기나 캐릭터가 아닌 방식으로 그런 영향력을 체험하다 보니까 '이거 위험한 일인데', '다들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나' 생각이 들더라. 재미는 있었다. 또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나를 이렇게 궁금해 하시나, 생각했다. 이렇게 호기심 일으켜서 한국 젓갈시장의 부흥을 일으키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누군가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힘을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또 작품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 저에 대한 이미지나 기대를 재밌게 배신하고 싶은 마음이다. 저는 이전의 유아인을 충분히 보여드리지도 못했다. 저를 지운다기보다, 어찌보면 보여지지 않았던 것들을 좀 더 꺼내고 싶다. 어떠한 것도 다 단편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게 결국은 전체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는 점에서 항상 삶의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한 작품 한 작품 나아가면서 어떤 하나가 대표작이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퍼즐들이 모여서 입체적인 인물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기자 프로필
김미화 | letmein@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