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 켈리의 아찔했던 9회 "주자 1,2루에 양의지, 무서웠다"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10.09 23:01 / 조회 : 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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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낸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사진=김동영 기자
LG 트윈스가 1위 NC 다이노스를 제압하며 3연승을 달렸다. 선봉에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31)가 섰다. 무려 완봉승을 따냈다. 9회 위기도 있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본인 커리어 첫 완봉승이다.


켈리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와 주말 4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2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완봉승을 따냈다.

이날 LG는 켈리의 호투에 유강남의 3점포 등이 터지면서 4-0의 승리를 거뒀다. 투타 모두 NC에 앞섰고, 그야말로 완승을 따냈다. 이 승리로 3위로 올라섰다. 같은 날 키움이 패하면서 승차가 0이 됐고, 승률에서 LG가 앞섰다.

켈리는 이날 KBO 리그 첫 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이날 전까지 최다 이닝이 8이닝이었는도 이를 넘어섰다. 9회초 1사 후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위기에 몰리기는 했다. 그러나 양의지와 나성범은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만난 켈리는 "미국에서 완봉승을 한 번 해본 적은 있다. 그때는 7이닝 경기였다. 9이닝 경기 완봉은 처음이다. 야수들의 도움이 있었다. 특별한 날이다. 내 커리어를 통틀어 빅 리그 데뷔한 날, KBO 리그에 데뷔한 날에 오늘까지 3개의 특별한 날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완봉 욕심이 났었는지 묻자 "물론이다. 8회가 끝났을 때 투구수가 생각보다 괜찮았고, '되겠다' 싶었다. 기회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 몇 차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만회하고 싶었다. 게다가 내일 더블헤더를 치른다. 불펜도 아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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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승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한 LG 케이시 켈리. /사진=LG 트윈스 제공
사실 위기도 있었다. 8회까지 순항했고, 9회초에도 첫 아웃을 잡았다. 문제는 이후다. 대타 권희동을 볼넷으로 보냈고, 다음 박민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1사 1,2루 위기. 다음이 양의지였고, 이어 나성범이었다.

양의지의 경우 올 시즌은 6타수 1안타였지만, 지난해에는 11타수 5안타 3홈런으로 켈리에게 강했다. 켈리도 이 점을 알고 있었다. 다음 나올 나성범도 올해 켈리를 상대로 5타수 2안타였고, 지난해를 포함하면 8타수 4안타, 타율 0.500이었다.

그만큼 이날 경기 최대 위기였다. 그러나 켈리가 더 강했다.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나성범은 삼진으로 막았다. 경기 종료. 완봉승 완성이었다.

켈리에게 9회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대뜸 "무서웠다(scared)"라고 했다. 웃으며 말했지만, 당시 느낌이 전해졌다. 이어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양의지가 나에게 홈런과 안타를 많이 친 선수다. 무서웠지만, 운 좋게 아웃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했다.

타일러 윌슨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감을 느낄 법한 상황. 그러나 켈리는 "내가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하던 대로, 내 등판에 집중한다. 다른 쪽에 관심을 쓰면 마운드에서 내 일을 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도 윌슨과 차우찬이 그립다. 마운드에서 내 일을 하겠지만, 빨리 이들이 돌아왔으면 한다. 기다리고 있다"라며 동료애를 보였다.

한편 이날 켈리는 한글로 '케이시 켈리'라고 쓰인 글러브를 착용해 완봉승을 따냈다. 마침 이날이 한글날이었다.

경기 후 켈리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이 한글날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글로 쓰인 글러브는 오늘을 위한 것은 아니고, 최근 며칠간 쓰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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