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트롯' 배우 박광현, 가수·DJ·뮤지컬→'닥터 뽕' 부캐까지[★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10.11 13:00 / 조회 : 2405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박광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상상치도 못한 전개다. 배우 박광현(42)이 MBN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 '보이스트롯'을 통해 데뷔 23년 만에 파격 변신을 보여줬다. 박광현은 그간 활동에서 연기 외에도 가수, 뮤지컬, 음악방송 MC, 라디오 DJ로 음악 관련 활동을 병행해 왔지만, 트로트 장르에 뛰어든 건 처음이다.


"'미스터트롯'을 재미있게 보고 트로트곡 '보릿고개'를 따라부르는 딸을 위해 아빠로서 노래 한 곡 불러주고 싶어서 나갔죠. 라운드마다 계속 진출하게 되니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박광현이 '보이스트롯' 결승까지 진출해 최종 6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딸의 힘이 컸다. 그는 결승 진출에 호명된 순간에도 딸에게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인터뷰 내내 딸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박광현에게서 '딸 바보'의 면모가 느껴졌다.

'보이스트롯'은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보이스트롯'은 1위 박세욱, 2위 김다현, 3위 조문근, 4위 홍경민, 5위 문희경, 6위 박광현, 7위 슬리피, 8위 추대엽, 9위 황민우, 10위 박상우로 톱10을 탄생시키고 최고 시청률 18.1%로 종영했다. 해당 시청률은 MBN 역대 최고치다.

'보이스트롯'에서 박광현은 트로트를 새롭게 공부하고, 매 무대에서 현란한 꺾기 창법을 구사해 '꺾기 왕자'란 별명을 얻으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보릿고개'부터 '막걸리 한잔', '남자는 말합니다', '여자의 일생', '정말 좋았네', '미인', '몇 미터 앞에 두고', '내 나이가 어때서', '간대요 글쎄' 등의 무대를 선보이며 성장하는 실력을 보여줬다.


박광현은 1997년 SBS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 과거 하이틴 스타로서 2000년 MBC '생방송 음악캠프' MC를 맡았던 박광현은 당시 '비소', 'the DAY'로 두 장의 앨범을 내는가 하면,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스칼렛 핌퍼넬', '애니' 출연으로 배우 활동 외에도 음악과 연관된 활동을 해왔다. 스타뉴스가 박광현을 만났다.

image
배우 박광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보이스트롯'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딸이 다섯 살인데 아버지가 연예인이란 것도 잘 모르는 것 같고, TV에서 노래를 불러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딸이 '미스터트롯'에서 정동원이 부른 '보릿고개' 노래를 외우고 있더라. 아빠도 잘 부른다 하고 보여주고 싶었다. 때마침 '보이스트롯' 출연 기회가 생겼고, 내가 트로트를 좋아하고 뽕기가 있어서 해보고 싶었다. 원래 경연 프로그램 보는 걸 좋아했다. 다른 경연 프로그램을 보고 하고 싶단 생각까진 안들었는데 트로트 경연은 해보고 싶었다.

-'보이스트롯' 출연에 '미스터트롯' 영향도 있었나 보다.

▶딸이 '미스터트롯'에 빠져서 봤다. 트로트가 친숙하게 다가와서 잘 봤던 것 같다. 장민호와 정동원이 함께한 무대를 잘 봤다. 거기 노래의 가사를 다 외우더니 '보릿고개'와 '막걸리 한 잔'을 부르더라. 딸이 '보이스트롯'을 보고서는 '여자의 일생', '정말 좋았네'를 불렀다. 끼는 있는 것 같다.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있었는가.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하면 '뽕기가 있다'는 소릴 많이 들었다. 또 우리 세대가 현철, 송대관의 10대 가수상 수상을 볼 때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같은 아이돌도 있었지만 트로트 가수, 7080 가수 김현식, 김현철 등 트로트부터 요즘 아이돌까지 한 시대에 다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

-가수, 음악프로 MC, 라디오 DJ, 뮤지컬 등 음악과 연관된 활동을 해온 게 '보이스트롯' 무대에 도움이 됐겠다.

▶일단 자신감에서 도움이 됐다. 앨범도 내고 뮤지컬도 내서 무대가 익숙하단 평을 듣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못하면 그동안 한 게 의미가 없어질까봐 더 열심히 했다. 20대 때 하이틴 스타로 시트콤도 하고 음악프로 MC, '별밤' DJ, 뮤지컬 등 다양하게 활동했다. 연기만 하셨던 분들은 무대가 어색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무대가 어색하지 않았다.

image
/사진=MBN '보이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막상 무대에 서보니 느낌이 어땠나.

▶노래 한 곡을 딸에게 불러주고 싶어서 나갔다가 계속 진출하니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나도 20년 넘게 활동을 했으니 프로라 생각했는데 선후배 동료들에게 새삼 평가를 받는 과정이 새로웠다.

-최종 6위를 기록했다. 예상한 결과인가.

▶최종 6위는 나에게 선물이다. 사실 나는 3라운드가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2라운드는 팀 미션으로 어떻게든 넘어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와일드 카드로 4라운드까지 올라갔다. 4라운드 때 김수아란 친구와 붙었을 때는 여기까진가 싶었다. 선곡이 주요했던 것 같다. 주현미 선생님의 노래를 불렀는데 10점 차이로 이길 수 있었다.

-'보이스트롯' 출연 후 화제성을 실감하나.

▶다들 수고했다 해주고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셨다. 주변에서 전화를 많이 받으셨나 보더라. 연기할 때와 주변 반응이 다르다 하더라. 우리 딸은 진지하게 '보이스트롯'이란 프로그램에 빠져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임했다. 딸이 포인트의 감정을 실으라 조언도 해주고 아빠가 합격했다 하면 되게 좋아했다. 아내는 내가 몰두할 수 있게 옆에서 잘 컨트롤을 해줬다. 모두가 보이스트롯에 푹 빠져 있었다.

-배우로서 트로트에 도전하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어떤 게 트로트 장르인지 나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더니 어렵더라. 정통 트로트가 뭔지 모르겠고, 트로트 가수란 사람이 노래를 내면 그게 트로트 장르인 줄 알았을 뿐이다. 우리나라 트로트의 역사부터 자료를 찾아봤다. 찾아볼수록 트로트의 정의를 못 내리겠더라. 성인가요가 트로트이지 명확한 뜻은 없는 것 같았다. 1900년대에 신민요가 있었는데 폭스트로트를 갖다붙여 우리나라 트로트가 생겼다 하더라. 트로트 이전에는 '뽕짝 메들리'로 불렸단다. 그렇게 트로트의 역사부터 공부하면서 내 기준에서의 트로트를 보여주려고 했다.

image
배우 박광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톱3 박세욱, 김다현, 조문근의 순위는 예상했나.

▶(박)세욱이는 워낙 노래를 잘 했다. 음정 박자도 정확했다. 다현이는 이슈도 확실했도 색깔이 확실했다. 내심 결승까지 올라갔을 때는 홍경민 형, (조)문근이와 함께 3위를 기대하긴 했다.

-김창열, 하리수, 문희경, 홍경민, 슬리피, 추대엽 등 이미 활동 중이던 연예인 동료들을 '보이스트롯'에서 만난 소감은?

▶1라운드 때는 오랜만에 보니까 어떻게 트로트를 부를까 반상회 하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서로 무대 준비하느라 바쁘고 긴장해서 말이 줄었다. 준결승이 돼서는 패밀리가 됐다. 김창열, 홍경민 형과 이번에 많이 친해졌다. 또 선우와도 친해졌다.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게 보였다. 박상우란 친구는 지인 미션을 하면서 친해졌다.

-'꺾기 왕자', '연습벌레'란 별명을 얻었다.

▶'연습벌레'는 부끄러운 무대를 보여주기 싫어서 열심히 했더니 붙은 것 같다. 무대에서 발가벗겨지는 게 싫었고 노래처럼 들리도록 부르고 싶었다. 아카데미도 열심히 갔다. 세욱, 선우와 노래 연습을 하면서 서로 모니터링을 해줬다.

-'보릿고개', '막걸리 한잔', '남자는 말합니다', '여자의 일생', '정말 좋았네', '미인', '몇 미터 앞에 두고', '내 나이가 어때서', '간대요 글쎄' 등의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여자의 일생'이 연습한 만큼 안 나온 것 같아 아쉽다.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한 건 가수 때 몇 번과 뮤지컬 말고는 거의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라이브를 했는데 인이어 등 기술적인 면에서 적응이 안 됐다. 3라운드 때 긴장도 많이 하고 떨리다 보니 인이어 볼륨과 내 목소리가 안 맞았던 것 같다.

image
배우 박광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꽃무늬 수트, 핑크 수트 등 다양한 의상도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이 의상 제작을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렸다. 꽃무늬 핑크 수트는 잊지 못한다.

-'보이스트롯'을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준결승에서 결승 올라갈 때 진짜 기뻤다. 준결승 때 내가 주변에 '나는 여기까지야'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결승 전날 하온이(딸)가 '아빠 파이팅! 결승가자!'고 하더라. '아빠가 결승갈게' 말은 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9등 발표가 된 순간 딸과 약속을 지킨 게 먼저 생각나서 울컥했다.

-'보이스트롯'이 박광현에게 남긴 것은?

▶트로트를 얻었다. 내가 트로트란 장르를 진지하게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음원내고 가수로서도 활동하겠지만 작사 작곡도 해보려 한다. 부캐릭터 '닥터 뽕'이란 예명으로 작사 작곡을 해보려 한다. 노래를 쓴 게 7개 정도 있다. 배우가 연기만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트로트로 명성을 많이 얻으면 그렇게도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보이스트롯'은 내게 활력이 된 프로그램이다. 작품 활동도 하면서 개인 능력으로 창작 행위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 '닥터 뽕'으로 히트송 하나는 남기자는 목적으로 해보고 싶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