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작전' 김민성의 페이크 번트, 삼성은 알아도 당할 수밖에 [★승부처]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10.08 05:37 / 조회 :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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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민성이 7일 잠실 삼성전 8회 결승타를 때리고 기뻐하고 있다.


완벽한 작전의 승리였다. LG 트윈스가 8회말 페이크 번트 작전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했다. 삼성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LG는 7일 잠실에서 벌어진 2020 KBO리그 삼성과 팀 간 15차전서 3-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8회말 무사 1, 2루, 김민성이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사실상 삼성이 알아도 막을 수 없었던 작전이었다.

양 팀은 7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8회말, 삼성 세 번째 투수 노성호가 올라오며 흐름이 바뀌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채은성이 투구를 몸에 맞아 출루했다.

1-1로 맞선 8회말 무사 1, 2루다. 홈 팀에게 딱 1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보내기번트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김민성은 역시 번트 자세를 취했다. 삼성 내야진은 강하게 압박했다. 초구 볼이 들어오면서 김민성은 방망이를 거뒀다.

선택지가 늘어났다. 김민성이 1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면서 LG가 완전히 주도권을 쥐었다. 그대로 번트를 대도 됐고 강공 전환도 가능했다. 삼성은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둬야 했다.


삼성은 결정이 필요했다.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는 100% 수비를 할 것인지, 번트를 대주고 최소 실점으로 막을 것인지 기로에 섰다. LG 반응을 보자고 유인구를 또 던지기에는 볼 카운트가 불리했다.

100% 수비를 하면 1루수와 3루수가 극도로 전진하고 유격수는 3루로, 2루수는 1루로 베이스커버를 들어간다. 3-유간과 1-2간이 텅 빈다. 상대가 강공으로 전환할 경우 평범한 땅볼에도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삼성은 2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노성호는 패스트볼을 던졌다. 1루수와 3루수만 약간 전진했고 2루수와 유격수는 자리를 지켰다. 강공 전환에 대비하며 최소 실점으로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김민성은 2구째에도 번트 그립을 잡았다. 노성호가 투구하자 역시 강공 전환, 강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민성의 타구는 3루수 키를 넘겨 좌익 선상으로 빠져 나갔다. 싹쓸이 2루타였다. 상대 1루수와 3루수를 끌어 들이고 패스트볼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뒤 마음 놓고 타격한 것이다.

경기 후 김민성은 "처음에는 번트 사인이었다. 수비 압박이 강했는지 그 다음에 사인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은 "캠프 때부터 감독님 코치님께서 계속 강조하셨다. 슬래시 사인이 나오면 갖다 맞힐 생각만 하지 말고 자신 있게 홈런 스윙을 하라고 하셨다. 이를 염두에 두고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웃었다.

승장 류중일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류 감독은 "김민성이 혼자 3타점을 책임졌다. 특히 8회에 작전 수행을 잘해준 점이 좋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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