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문승원.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6일 "오늘 문승원을 1군에서 말소했다. 13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는다. 팔꿈치가 안 좋은 상태로 계속 던지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픈 애가 저렇게 던질 수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언젠가 수술을 해야할 것이었고, 올 시즌을 끝내고 하는 것보다 (문)승원이를 위해서, 내년을 위해서 빨리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더했다.
이에 문승원은 올 시즌을 25경기 145⅔이닝, 6승 8패 117탈삼진, 평균자책점 3.65로 마치게 됐다. 퀄리티스타트(QS) 13회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회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내용은 아주 좋았다. 단연 팀 내 최고 투수다.
리그 전체로 봐도 최상급이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전체 7위-토종 1위다. 토종 중에는 문승원을 빼면 3점대 평균자책점도 없다. 6승에 불과한 것이 아쉬울 뿐, 마운드에서 문승원은 단단했다.
박경완 대행은 "승원이가 1년 동안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평균자책점은 좋았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나름대로 잘 버텨줬다.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내년에 잘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팔꿈치가 아픈 상태였다면 더 일찍 시즌을 마칠 수도 있었다. SK와 박경완 대행도 그 생각은 했다. 그러나 문승원의 '규정이닝'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다.
박경완 대행은 "본인이 규정이닝을 꼭 던지고 싶다고 했다. 4일 키움전에 앞서 5⅓이닝이 남아 있었다. 그 부분에 맞췄다. 키움을 상대로 정말 좋은 투구수로 7이닝을 던져줬다. 5⅓이닝을 생각했는데 7회까지 막아줬다"라고 설명했다.
문승원은 4일 키움과 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7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고, 승리투수가 됐다. 5⅓이닝 더 던지면 규정이닝인 144이닝을 채울 수 있는데 1⅔이닝을 더 먹었다. 덕분에 이날 SK는 6-0의 완승을 거뒀다.
이날 등판으로 평균자책점을 3.83에서 3.65로 낮췄고,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순위에도 들었다. 당당히 토종 1위다. 외국인 투수들이 지배하고 있는 KBO 리그에서 9위 팀 투수가 당당히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다.
팀이 9위로 처져 있고, 염경엽 감독까지 쓰러져 자리를 비웠다. 악재 투성이 시즌. 그래도 문승원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고, 아픈 팔을 부여잡고 규정이닝까지 채웠다. 투혼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