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차려입은 안산의 노력, 무관중 시대 기발한 추석 분위기 전달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0.09.29 13:37 / 조회 :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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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안산] 조용운 기자= 축구장에서 한복을?

지난 27일 안산와스타디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가 홈경기를 준비하던 날은 여느 때와 달랐다. 평소라면 말끔한 셔츠 차림으로 홈구장 곳곳에 보이던 사무국 직원들이 이날은 도포자락과 치마저고리를 휘날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킥오프가 다가올수록 그라운드에는 한복 차림을 한 관계자들이 늘어났다. 경기를 돕는 볼보이와 의료진의 차림새도 마찬가지. 어린 볼보이 아이들은 복건까지 둘러쓴 도련님 모습으로 공을 쫓았다. 자신들의 모습이 신기한지 함박웃음을 짓는다. 직원들도 삼삼오오 사진으로 남기기 바빴다.

한복 차림의 무리 속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묵묵하게 워밍업을 하는 양팀 선수들만 일관성을 유지했다. 생소한 장면을 눈에 담고 만난 안산 홍보마케팅 직원도 "조금 덥네요"라며 웃는다. 9월의 마지막 주말, 쾌청하고 선선한 날씨라도 한낮 볕이 강해 20도를 넘는 요즘이다. 두 팔 두 다리를 모두 덮는 한복이 준 유일한 단점이다.

그래도 웃음이 나온다. 축구장이라고 한복을 입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안산 프런트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단숨에 명절 분위기를 조성했다. 홈구장을 추석 테마로 만들어 '집관'하는 팬들에게 축구와 명절 기분을 동시에 전달하려는 의도였다. 제대로 통했다. 팬들은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스태프들의 한복 착용에 '귀엽다', '재밌다', '신박하다' 는 호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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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착용은 구단주인 윤화섭 안산시장의 생각이다. 바쁜 시정 업무에도 홈경기면 늘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장을 찾는 애정을 보여준 윤 시장은 추석을 맞아 직접 구단에 이벤트를 제시했다. 안산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경기장에 구현했다. 가을의 정취를 더욱 전달하기 위해 허수아비 60여개도 직접 제작했다. 작업에는 사무국 지위 고하를 떠나 모두가 함께 동참했다. 허수아비는 관중석은 물론 선수단 입장, 그린존, 코너플랫 등 경기장 곳곳에 배치했다. 코너 플랫 옆에 선 허수아비는 중계화면에 종종 잡혀 웃음을 안겼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크게 변한 축구장 문화는 '무관중'이다. 팬들이 함께하던 공간은 텅 비어 때로는 적막감을 준다. 그래도 홈경기를 앞둔 구단 직원들의 일정은 쉼없이 돌아간다. 무관중 경기라고 준비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오히려 홍보 측면에서는 더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해야 한다. 빈 경기장은 구단의 아이덴티티를 새기고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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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무관중 시대에도 팬들과 교감하기 위해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 무관중에도 경기장을 채운 아름다운 이벤트로 박수를 받는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K리그가 다시 눈을 뜬 지난 5월, 안산은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그리너스 그림 서포터즈'를 기획했다. 안산시 관내 어린이집 아이들의 자화상과 응원 문구로 좌석을 채워 색다른 비대면 이벤트를 보여줬다.

안산은 내달 3일 예정된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2 2020 22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또 한 번의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다. 안산 관계자는 "개천절에 맞게 대형 태극기를 활용해 경기장을 꾸밀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진=안산 그리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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