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알동에선 안 통할 것" 누가 걱정했던가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09.26 10:43 / 조회 : 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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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5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25일(한국시간) 홈 뉴욕 양키스전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류현진(33·토론토)에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7이닝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특히나 LA 다저스 시절부터 ‘천적’이나 다름 없던 양키스를 멋지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더욱이 이날 승리로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백미는 장칼로 스탠턴, 에런 저지와 승부였다. 6회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 위기에서 4번타자 스탠턴은 1, 2구 가운데 빠른 볼을 지켜만 봤다. 이어 볼카운트 0-2에서 몸쪽으로 꽉 차게 떨어지는 류현진의 커터에 스탠턴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7회 1사 1루에서 대타 저지에게는 2구째 80마일(약 129km) 체인지업을 던진 뒤 3구째에 91마일(약 146km) 빠른 공으로 우익수 플라이를 잡아냈다. 두 타자 모두 생각지도 못한 공이었다. 빠른 볼과 변화구, 그리고 몸쪽과 바깥쪽 코너워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덕분이다. 절묘한 볼 배합이었다.

반면 류현진 다음으로 8회초 등판한 토론토 구원투수 앤서니 배스는 볼넷을 3개나 내주며 1점을 허용했다. 마운드 위에서 두려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 있게 정면승부를 한 류현진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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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보면서 지난 겨울 그가 토론토와 계약했던 때가 떠올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격이 강한 팀들이 모여 있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류현진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 그리고 평균자책점이 올라갈 것이라는 둥 얼마나 말들이 많았는가.

그러나 류현진은 이런 모든 우려와 편견을 성적으로 잠재웠다. 더욱이 팀이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쳐 동료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류현진도 경기 후 필자와 통화에서 “기분이 매우 좋다. 팀 동료들도 다들 정말 좋아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 가을야구가 남았다.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첫 상대로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로 1번 시드에 올라 있는 탬파베이가 유력하다. 사실 탬파베이는 짜임새가 있기는 하지만, 같은 지구의 양키스나 보스턴처럼 공격력이 막강한 팀은 아니다.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워온 토론토로서는 충분히 붙어볼 만한 상대다.

포스트시즌은 어느 팀이나 에이스급 투수들이 등판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이다. 또 이날도 올 시즌 단 8경기 출장에 불과한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가 7번 지명타자로 나서 6회 2타점 2루타를 때렸듯 어떤 선수로 라인업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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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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