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감독 퇴장, "더 해보자!..." 선수들은 각성했다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9.21 06:48 / 조회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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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오른쪽) 두산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예상치 못한 사령탑의 퇴장은 선수단을 더욱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두산 안방마님' 박세혁은 "선수들이 감독님의 퇴장으로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회 터진 박세혁의 끝내기 결승타를 앞세워 6-5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두산은 4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지긋지긋한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같은 날 한화에 패한 KIA를 6위로 내려 앉히며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자칫 5연패에 빠질 경우, 팀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비상 사태라고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선수들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중 퇴장도 불사하며 선수단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두산이 2-3으로 뒤진 채 끌려가던 4회말 공격이었다. 무사 1,2루에서 페르난데스의 3루 방면 타구를 김민성이 잡아냈다. 이어 2루 주자 박세혁을 런다운 플레이로 잡아내는가 싶었으나, 박세혁이 3루가 비어있는 틈을 타 진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김민성이 한 번에 노바운드로 잡았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페르난데스와 박세혁이 모두 더블 아웃됐다. 순식간에 상황이 2사 1루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 시 퇴장을 당한다는 규정에 따라 더 이상 더그아웃에 앉지 못했다. 올 시즌 9호 퇴장이자, 김 감독 개인으로는 지난 5월 14일 롯데전(7-4 두산 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퇴장이었다.

이런 김 감독의 퇴장은 선수들을 각성하게 만들었다. 패색이 짙던 두산은 8회에만 LG 불펜 공략에 성공하며 승부를 5-5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9회 2사 2루에서 박세혁이 우전 끝내기 적시타를 작렬,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세혁은 전날(19일) 6위까지 떨어진 것에 대해 "당연히 모든 선수들이 자존심은 상하지만 티를 안 내는 것 같다. 저희는 통합 우승을 했던 팀이고, 지난 시즌 9경기를 뒤집은 적도 있다. 어느 해나 위기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두산이기 때문에 강하다 생각한다"고 승리를 향한 의지를 피력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올해 김 감독이 퇴장을 당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기도 했다. 박세혁은 "선수들이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저희를 위해 (항의를 하러) 나가셨으니까, 해보자고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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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가운데)가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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