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7회 포기 논란, 만루포 맞자마자 '주전 4명' 교체... 최선이었나 [★취재석]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9.18 05:10 / 조회 : 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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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회 롯데 감독.
롯데가 7회 무사 만루서 LG 김현수에게 만루 홈런포를 얻어맞았다. 0-5였던 점수가 0-9로 벌어졌다. 그런데 만루포를 얻어맞자마자 이닝이 한창인 노아웃 상황서 롯데가 주전 4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자칫 경기 포기로 비칠 수 있는 장면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롯데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경기에서 1-9로 패했다. 롯데는 54승1무51패로 7위를 유지했다. 선두 NC와 9경기 차. 6위 KIA와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2회 1점을 내준 롯데는 3회 대거 4실점 하며 0-5로 끌려갔다. 타선도 번번이 침묵했다. 5회 선두타자 한동희의 안타가 이날 롯데의 첫 안타였다. 6회에는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고도 전준우와 이대호가 연속 3루 땅볼로 아웃된 뒤 한동희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한 점도 못 뽑았다.

이어진 6회말, 롯데는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적절한 투수 교체로 잘 막아냈다. 하지만 문제는 7회였다.

4번째 롯데 투수 박시영이 홍창기와 오지환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진명호로 투수가 교체됐다. 진명호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라모스에게 볼넷을 허용,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후속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고, 우월 만루포를 터트리며 스코어를 9-0으로 만들었다. LG와 롯데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는 순간이었다.


이때 롯데 벤치가 이례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다음 타자 박용택 타석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 4명을 동시에 교체해 버린 것이다. 1루수 이병규, 유격수 마차도, 좌익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을 빼는 대신 1루수 오윤석, 유격수 신본기, 좌익수 민병헌, 우익수 김재유를 한꺼번에 교체 투입했다. 일부 교체되는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최선이었을까. 9회도 아니고 7회말이었다. 두 차례 공격 이닝을 더 남겨놓고 있었다. 9점 차. 롯데의 화력이라면 아예 못 쳐다볼 점수 차도 아니었다. 더욱이 롯데는 전날(17일) 고척 키움전에서 7회에만 7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사실상 경기 포기로 읽힐 수 있는 뜻을 자 팀 선수들은 물론, 상대 팀 LG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양 팀 팬들에게까지 전달했다.

모름지기 프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감동하고, 다음 경기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만약 롯데가 홈 경기였다면, 또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면 과연 이와 같은 교체를 쉽게 할 수 있었을까. 더 나아가 상대 벤치마저 황당하게 느낄 수 있는 교체 시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이닝을 완전히 마친 다음에 교체를 했다면 그나마 깔끔하지 않았을까.

이날 경기를 앞두고 허문회 롯데 감독은 "꼭 이기려 하는 것보다는 매 경기 최선이 뭘까 하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상황 상황마다 집중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렇게 했을 때 이긴 적이 많았다"면서 "마음을 비우는 게 참 쉽지 않다. 마음을 비울 줄 알면 퍼즐이 잘 맞아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게 참 어렵다. 마음을 못 비우면 성적이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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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잠실 LG전 9회 어두운 표정의 롯데 더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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