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54일의 기적' 일주일에 구속 2km씩 오른 투수가 있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09.17 05:17 / 조회 :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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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우완 이승진. /사진=김동영 기자
트레이드를 통해 SK 와이번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왔다. 초반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2군에 다녀온 이후 다른 투수가 됐다. 두산 이승진(25) 이야기다. 2군에서 그야말로 '기적'을 맛봤다. 덩달아 두산도 웃는다.


이승진은 지난 5월 30일 SK에서 두산으로 건너왔다. 6월에는 2경기에 나서 1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7.00에 그쳤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지만, 이때는 구속이 140km 수준이었다. 130km대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두산은 6월 5일 이승진을 2군으로 보냈다. 이후 7월 28일까지 54일간 2군에 있었다.

이승진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심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진은 "작년부터 구속 저하가 왔다. 1군에만 가면 140km가 안 나왔다. 폼도 이것저것 바꿔봤는데 안 되더라. 구속은 더 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포기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2군에서 새로 시작했다. 김상진 코치, 권명철 코치, 배영수 코치에 백차승 인스트럭터까지 이승진에게 붙었다. 최선규 멘탈 코치의 도움도 컸다. 마침내 이승진 스스로 자신의 밸런스를 찾았다.

이승진은 "두산에 막 왔을 때 밸런스가 너무 좋지 않았다. 2군에 내려가서 감독님과 코치님들 모두 세심하게 신경 써주셨다. 거기서 밸런스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어 "2군에서 준비를 잘했고, 1군에 올라온 이후 구속이 7~8km가 빨라졌다. 내 최고 구속이다. SK 시절인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150km를 던진 적은 있지만, 비공식 기록 아닌가. 두산에 와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라며 웃었다.

또한 "코치님 네 분이 알려주시니 정말 좋더라. 구속이 거의 일주일에 2km씩 올라간 것 같다. 기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5일 NC전에 7회 등판해 최고 구속 151km를 찍었다.

밸런스를 찾고, 구속이 올라가니 1군이 재미있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중이다. 지난 8일 KT전부터 5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감독도 "이승진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승진은 "필승조로 나고고 있다. 처음에는 '뭐지?' 했다. 너무 재미있다. 솔직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나가면 다리가 떨린다. 무서운 것을 보면 스릴을 느끼는 것처럼 떨리지만 재미있다. 좋은 긴장감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일단은 오롯이 1군을 즐기는 쪽에 집중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 기록은 다음이다.

이승진은 "아직 첫 승이 없는데 욕심은 아예 없다. 지금은 1군에서 뛰는 것이 너무 좋고,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좋다. SK에서는 팀에 마이너스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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