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신감 없으니 양키스에 매번 당한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NYY전 5실점 또 부진... 통산 3경기 2패 ERA 8.80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09.09 05:09 / 조회 : 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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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8일(한국시간) 홈 뉴욕 양키스전


5이닝 6피안타(3홈런) 5실점 승패 없음


야구에서 ‘천적’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류현진(33·토론토)에게는 뉴욕 양키스가 그렇다.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면서 긴장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컨디션이 나빠져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날도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이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 1회 루크 보이트와 에런 힉스에게 연달아 맞은 홈런은 모두 시속 89.9마일(약 145km) 높은 포심이었다. 하이 패스트볼도 구속이 90마일 이상 된다면 통하겠지만, 빠르지 않은 공이 딱 치기 좋게 들어오니 장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4회 미겔 안두하르에게 내준 홈런도 86.7마일(약 140km) 커터가 가운데로 몰렸다. 결국 류현진의 최대 장점은 컨트롤이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일수록 더욱 정교한 제구력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다.


토론토 수비는 이날도 아쉬웠다. 2-3으로 뒤진 5회 1사 후 상대 DJ 러메이휴의 땅볼 때 1루수 로우디 텔레즈가 포구를 제대로 못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이는 결정적인 추가 2실점으로 이어졌다.

양키스도 마찬가지였다. 6-2로 앞선 6회말 수비 1사 만루에서 텔레즈의 땅볼 때 1루수 보이트가 포구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한 이닝에 무려 10실점하는 빌미가 됐다. 이렇듯 얼핏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실수 하나도 이후 어떻게 수습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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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대니 잰슨(왼쪽)이 8일(한국시간) 양키스전에서 6회 만루홈런을 터뜨린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비록 패전은 면했지만, 통산 양키스전에서 3경기 무승 2패, 7피홈런, 평균자책점 8.80(15⅓이닝 15실점 15자책)을 기록하게 됐다. 이렇듯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는 심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는 듯하다.

이날도 양키스 타선에는 간판 타자인 에런 저지와 장칼로 스탠턴, 지오 우르셀라 등이 빠졌음에도 나머지 타자들에게 잇달아 큰 것을 얻어 맞았다. 또 류현진보다 한 수 아래라 할 수 있는 팀 동료 투수 줄리언 메리웨더는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쉽게 막아냈다.

이러니 ‘천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인 게릿 콜(뉴욕 양키스)도 최지만(탬파베이)에게 번번이 얻어 맞지 않은가.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서 지적할 점은 오른손 타자에게 몸쪽 공을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키스 타자들이 대체로 타석에서 떨어져 타격을 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또 구장에 바람이 1루에서 3루쪽으로 세게 분 탓에 장타를 의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타자들에게 몸쪽 낮은 공을 과감하게 던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대 타자들이 몸쪽 공에도 신경을 쓰게 되고, 류현진의 장기인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이 더욱 위력을 키울 수 있다. 볼이 되더라도 괜찮다. 또 타자가 때린다 해도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류현진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필자가 감독 생활을 할 때도 유독 특정 팀이나 타자에게 약한 투수들이 있었다. 아무리 원인을 분석하고 설명을 해줘도 소용이 없고, 스스로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이 던진 날 토론토가 승리를 거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양키스는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하는 팀이다. 또 류현진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좀더 자신감을 갖고, 위협구가 되더라도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쳐 천적의 고리를 끊어 내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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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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