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 양의지의 2루 송구 모습. |
LG와 NC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맞대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5-5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이로써 NC는 57승3무36패를 기록하며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LG는 57승3무40패로 리그 3위를 유지했다.
이날 양 팀이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김용의가 NC 불펜 김건태를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다음 타자는 LG의 25세 포수 박재욱. 이날 선발 출장한 유강남과 이성우가 모두 교체되면서 포수 마스크를 쓴 박재욱이었다.
앞서 9회 보내기 번트는 깔끔하게 상공시켰던 박재욱이었다. 9회 LG는 선두타자 박용택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김용의로 교체됐다. 후속 타자로 나선 박재욱은 2구 만에 희생 번트를 깔끔히 성공시켰다.
하지만 연장 11회 장면에서는 달랐다.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그리고 2구째. 박재욱의 배트에 맞은 공이 타석보다 좀 앞쪽으로 뜨고 말았다.
양의지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상황. 이때 양의지의 센스가 빛났다. 공을 일부러 떨어트리는 고의 낙구성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공식 기록은 포수 번트 병살타 아웃)
공이 잡힐 줄 알고 1루에 붙어있던 김용의는 2루에 가까이 가지도 못한 채 아웃됐다. 그리고 뒤늦게 양의지가 공을 잡지 않은 걸 본 박재욱이 1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 결국 더블 플레이로 연결됐다. '포수' 양의지가 '포수' 박재욱에게 재치 있는 플레이를 한 수 가르친 셈이 됐다.
공교롭게도 LG의 다음 타자 신민재는 유격수 앞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를 펼치다가 아웃됐다. 박재욱으로서는 기본을 지키지 못한 게 자신은 물론 팀에게도 매우 아쉬운 순간이었다.
양의지의 고의 낙구성 플레이 순간. |
포수 박재욱(왼쪽)의 희생 번트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