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콘서트, 가요계 대안이라더니..양극화 현상도 뚜렷[★FOCUS]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0.09.06 14:00 / 조회 :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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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엠 온라인 유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며 가요계에는 온라인 콘서트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며 한줄기 희망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빈익빈 부익부다.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는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억대 매출을 올리는 반면, 중소 기획사들은 여전히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시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6월 개최한 온라인 유료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는 107개 지역 동시 접속자수 75만6600여명을 기록해 기네스 기록을 달성했다. 유료 팬클럽 가입자 2만9000원, 일반 관객 3만9000원의 관람료였던 이 공연은 약 25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SM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로 선보인 '비욘드 라이브'도 억대 매출을 올렸다. 회당 관람료 3만3000원이었던 공연은 슈퍼엠부터 슈퍼주니어 K.R.Y까지 총 7회가 진행됐다. 슈퍼엠은 약 7만5000명, NCT 127은 10만4000명, 슈퍼주니어 약 12만3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줄어든 온라인 콘서트는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로 큰 이익을 낼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주요 기획사는 코로나19 시국에도 2분기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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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온라인 유료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는 극소수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대다수 중소 기획사의 상황은 다르다. 톱 아이돌 그룹이 아니고서는 오프라인 공연 매출과 비슷하게 티켓 매출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아이돌 소속사 대표는 "온라인 콘서트라도 제작비는 크게 줄지 않는데, 티켓값은 훨씬 낮아졌다. 큰 팬덤을 갖춘 아이돌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한탄했다.

높은 플랫폼 수수료도 부담 요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프라인 콘서트의 경우 티켓 판매 수수료는 5% 안팎이지만, 온라인 콘서트의 플랫폼 수수료는 30~50%다. 기획사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 때와 같이 제작비를 직접 충당하면서도, 공연 송출이·티켓 결제 등과 관련 플랫폼 물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은 더 커졌다. 이는 넷플릭스 같은 해외 콘텐츠 플랫폼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국내외로 탄탄한 팬덤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획사 가수들은 온라인 유료 공연을 열어봤자 마땅한 수익이 나지 않거나 심할 경우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그럼에도 마냥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팬이라도 붙잡아 두기 위해서라도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인디 레이블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가수조차 유료 공연 개최는 쉽지 않다. 아이돌 가수만큼 적극적 소비를 하는 팬덤은 없기 때문이다. 한 인기 인디 아티스트의 레이블 관계자는 "인디 뮤지션들은 공연으로 먹고사는데, 온라인으로 공연을 한다면 아이돌처럼 티켓 파워가 크지 않다"며 "온라인 유료 공연은 그림의 떡"이라고 한숨 쉬었다.

순수예술 쪽과 달리 대중음악계는 아직까지 마땅한 지원책도 없다.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중음악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는 다양성이 생명인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장기적으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K팝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상생을 가능케 하는 실직적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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