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는 선발로 커야죠" 마무리 허락한 김태형의 속마음

잠실=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09.02 10:21 / 조회 :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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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사진=OSEN
두산 베어스의 오른손 투수 이영하(23)는 최근 투수코치와 면담을 통해 보직 변경을 요구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옮겨달라고 했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팀 마무리였던 좌완 함덕주(25)가 선발진에 합류하고, 이영하가 뒷문을 맡게 됐다.

새 출발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영하는 불펜으로 옮긴 뒤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지난 달 29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9회 마지막 투수로 출전해 팀 4-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두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22로 KIA 타이거즈와 함께 리그 공동 6위에 위치해 있다. 이영하가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팀에 큰 이익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속마음은 따로 있다. 이영하의 마무리 보직 변경을 받아들였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팀 선발 에이스가 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 선발진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이영하의 모습을 그렸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 본인이 멘탈 면에서 힘들어 했다. (선발투수로서) 1회부터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됐다. 어느 이닝에는 점수를 줬고, 강약 조절이 안 될 때도 있었다. 마무리로 가서 힘 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어 했다"고 보직 변경을 허락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해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갔을 때 4선발이었던 이영하가 마무리를 맡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팀에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영하가 뒤쪽으로 가기는 했지만, 선발진이 안정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영하 같은 우완 선발이 어디 있나. 그런 부분을 놓고 본다면 선발투수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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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사진=OSEN
이영하는 프로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8년 10승 고지를 밟았고, 지난 해에는 29경기에 등판해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는 등 토종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성적이 좋아지면서 부담감은 점점 쌓여 갔다. 이영하는 23세의 어린 투수다. 마음의 짐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올 시즌 이영하는 선발로 나선 19경기에서 3승8패 평균자책점 5.52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이번 불펜 전환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려고 한다.

김태형 감독은 "긴 이닝을 던지는 것보다 단순하게 갈 수 있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라는 특성상 심리적 압박감이 어마어마하다. 해보면 알 것이다. 본인이 던져보고 느낄 것"이라고 허허 웃었다.

이어 "이영하를 마무리로 던지게 하고, 함덕주는 선발로 나선다. 상황을 지켜보고 만족스러우면 계속 갈 것"이라며 "함덕주는 아직 선발로 던지지 않았다. 경기에 나서면 코치들과 상의해 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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