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안타로 2루주자가 어떻게 홈인하나, '1자책'이 맞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류현진 억울한 2자책점 될 뻔... 1점으로 정정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08.30 06:05 / 조회 : 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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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9일(한국시간) 볼티모어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국시간 29일 홈 볼티모어전

6이닝 8피안타 2실점(1자책) 승패 없음


참 어려운 경기였지만 류현진(33·토론토)은 잘 던졌다. 의례적인 칭찬이 아니다. 바로 토론토 야수들 때문이다.

토론토 수비는 필자가 본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처지는 것 같다. 내·외야가 불안하기 짝이 없어 아슬아슬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꿋꿋하게 실점을 막아내고 있다. 아마 LA 다저스 시절보다 마운드에서 훨씬 더 힘이 들 것이다.

특히 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3루수 트래비스 쇼의 민첩성이 떨어진다. 쿠바 대표팀 출신의 좌익수 로우데스 구리엘 주니어 역시 국제대회에서 필자가 자주 만났지만 수비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유격수 조 패닉도 원래 포지션은 2루수였다.

1회 첫 타자부터 그랬다. 상대 안저 알베르토의 기습 번트 안타 때 3루수 쇼가 빠르게 달려들지 못했다. 그나마 중견수 랜달 그리칙이 2번 안토니오 산탄데르의 좌중간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 위기를 모면했다.

5회 선두 팻 벌레이카 타석 때는 1루수 게레로 주니어의 수비가 아쉬웠다. 초구에 벌레이카가 번트 모션을 하자 2구째엔 너무 앞쪽으로 자리를 옮겨 1루 베이스 뒤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만들어줬다.

수비수들의 둔한 움직임은 결국 2-0으로 앞선 6회 2실점으로 이어졌다. 1사 1루에서 호세 이글레시아스의 좌전 안타 때 구리엘 주니어가 공을 어렵게 잡는 바람에 주자 2, 3루가 됐다. 이 때 타자 주자가 2루에서 세이프된 것도 2루수 캐번 비지오가 좀더 베이스 앞쪽에서 태그를 했다면 아웃이 될 수도 있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라이언 마운트캐슬의 땅볼 때 3루수 쇼의 원 바운드 송구가 1루수 뒤로 빠져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타구가 3-유간으로 가긴 했으나 빅리그 내야수라면 그 정도는 여유 있게 송구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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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그 장면에서 기록원이 실책에서 내야 안타로 바꾼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타자 주자와 베이스의 간격이 커 게레로 주니어가 제대로 포구했다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여느 3루수와 달리 쇼가 타구를 어렵게 잡은 점이 기록원에게 영향을 미친 듯하다.

더욱이 안타로 판단했다고 해도 2실점을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한 것은 옳지 않았다. 내야 안타만으로 어떻게 2루 주자까지 득점을 하는가. ‘원 히트 원 에러’로 자책점은 1점만 주는 게 맞는 상황이었는데, 늦게나마 그렇게 정정이 돼 다행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3-2로 앞선 8회 토론토 구원투수 조던 로마노가 레나토 누녜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장면이다. 바로 직전 로마노가 마운드에서 자신의 손가락을 쳐다봤는데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본인 또는 포수가 벤치에 상황을 전달하거나 감독이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체크를 했어야 한다.

한 점 차 리드에 투 아웃, 볼카운트는 3-2. 공 하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순간이었다. 결국 로마노는 6구째에 한가운데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져 홈런을 얻어 맞았다. 원래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인데 손가락에 문제가 있으니 각도가 덜 꺾이고 말았다. 홈런을 내준 뒤에야 토론토 스태프는 마운드에 올라가 로마노의 상태를 살피고 투수를 교체했다.

류현진이 시즌 3승째를 또 놓쳤지만 팀이 연장 끝에 승리한 것은 다행스럽다. 올 시즌 류현진이 출장한 7경기에서 토론토는 5승 2패를 기록했는데, 이렇듯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엔 팀이 이긴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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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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