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평균 66세지만 그 누구보다 아름다은 여인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8.28 11:36 / 조회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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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은이(사진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김영란, 박원숙, 문숙/사진제공=KBS


'인간은 고독한 존재이다', '인간은 함께 있어도 늘 외롭다', '인간은 결국 혼자다' 인간에 대한 수많은 존재론적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결론은 늘 외롭다는 것에 귀결된다. 아마 대부분 이런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가족들이 있어도 무슨 일이든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선택하고, 진행하고, 때로는 마음을 다잡을 때, 최종적으론 '혼자,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젊을 땐 부모, 형제, 자매, 친구들이 어느 정도 도움도 주고, 함께 해주는 경우가 있지만, 점점 나이 들어갈수록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 때가 많다. 부모님도 연로해지고, 친구들도 자기 가족들 챙기며 살다보면 마음만큼 함께 있어줄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KBS 예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가 눈에 띈다. 배우 박원숙 왕언니를 중심으로 후배 연예인들이 동거동락하는 프로그램인데, 후배들이라고 해서 2~30대 젊은이들이 아니라 평균연령 66세인 여배우와 여가수들이다. 박원숙과 함께 혜은이, 문숙, 김영란, 이 네 명의 자매들이 남해에서 함께 살기를 하고 있다. 과거 전국민을 들썩들썩하게 만들만큼 화려한 전성기를 거친 이들이 어느 덧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동년배들은 '맞다,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후배들은 '언젠가 나도 저런 때를 맞이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특히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한국 사회에 이들의 모임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은 함께 있어도 외로운 존재인데, 하물며 홀로 노년의 시기를 맞이할 때 인생을 뒤돌아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 이런 궁금증은 네 명의 언니들의 좌충우돌 동거동락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같이 삽시다'를 보며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 두 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것이다. 60대, 70대란 나이는 우리들에겐 '누군가의 할머니'로 불리는 숫자 아닌가. 그러다보니 막상 그 나이를 겪지 않은 후배 세대들에겐 마냥 어른으로 보이기 때문에 마음도 딱 그 정도로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박원숙과 여동생들은 여전히 꽃 같은 여배우, 여가수로 보인다. 겉모습에선 세월이 묻어날지 모르나 투닥투닥 함께 생활하는 모습에선 영락없이 귀여운 여자들의 모습이다. 서로 친구먹기(?)하는 모습도 그렇고, 언니에게 기대는 모습도 그렇고, 맛있는 거 먹으며 감탄하는 것도 그렇고, 작은 것들에 마냥 행복해하는 것들도 그렇다. 이들을 보며 나이 들었다고, 어른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없는 사람들로 치부하려는 습성들이 우리들에게 있는 게 아닐까, 돌아보게 된다.

또 하나는 '연륜에서 인생이 묻어나온다'하는 사실이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이들이 툭툭 내뱉는 말들 속에서 인생을 배우게 된다. '왜 그 땐 그랬을까? 그걸 몰랐을까?'하는 후회에 '사람이 알게 되는 건 다 때가 있다'는 간단명료한 진리를 얘기해주해고, '이혼하고 나니까 후련하더라'하는 말엔 '너가 그 동안 그 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얘기야'하고 위로해 준다. 분명 이들의 상황과 똑같은 건 아니지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평균 66세 언니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동거동락이 단순히 친한 친구 네 명이 어떻게 사는지, 뭐 해먹고 사는지, 어디 놀러가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관찰카메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진한 철학을 알려주는 리얼 드라마 같다.

그래서일까?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를 보고 있노라면 남해 풍경 때문이 아니라 네 명의 여배우, 여가수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삶의 이야기들에 힐링이 되니 말이다. 정신 없이 바쁘고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편안한 위로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래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연륜은 속일 수 없나보다. 이러한 메시지를 매회 전해주는 평균 66세 언니들이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이유이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인생을 배우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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