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 성범죄는 누명? "새로운 정황" vs "꽃뱀 아냐" 재판 타임라인[★FOCUS]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8.19 12: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강지환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강지환(조태규)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강지환 측은 새로운 정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 피해자 측은 의문을 제기했다. 양측의 그간 발언을 되짚어 볼 때다.

강지환은 지난해 7월 여성 스태프 A씨, B씨와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지환은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강지환은 A씨, B씨와 합의를 했지만, 지난 6월 수원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18일 스포츠조선은 강지환 자택의 CCTV 영상 캡처본 한 장과 피해자 중 한 명이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여성 스태프 A씨, B씨는 강지환과 술을 마시기 전, 강지환의 자택 내 수영장에서 함께 수영을 하는가 하면, 강지환이 잠든 후 그를 침실에 옮겨놓고 하의는 속옷 차림으로 거실 등을 다녔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선 B씨가 사건 당일 지인과 '집이 X쩔어', '낮술 오짐다' 등의 말을 하고 있었다.

강지환 측 변호인은 "A씨에게서 강지환의 정액이 발견되지 않았다. B씨에게는 속옷 속에서 강지환의 DNA가 발견됐다. 우리는 B씨가 샤워 후 강지환의 의류와 물건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DNA가 옮겨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통신 또한 이상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image
배우 강지환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이에 A, B씨 측 변호인은 스타뉴스에 "강지환은 영장실질심사 전부터 피해자에 합의를 요구했다. 피해자가 합의를 계속 거부하니까 1심의 변호인이 '피해자의 주장인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를 강지환 측이 모두 인정한다'는 전제로 우리와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입장을 번복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아주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하는 경우 DNA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와 유사한 경우였지만, 강간 사건으로 인정된 국내의 판례가 있다"며 "재판부는 강지환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에 합당한 부분이 있어 2심까지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A, B씨 변호인은 이미 2심을 거치며 카카오톡 내용과 CCTV 내용을 재판부와 강지환 측 변호사가 모두 확인했는데, 이제와서 다시 언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스타뉴스가 강지환의 검찰 송치부터 1심, 2심 재판 과정을 정리했다.

image
배우 강지환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2019년 7월 12~15일

그는 사건 직후 이뤄진 두 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강지환은 영장실질심사 당시 "동생들이 인터넷, 댓글을 통해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오빠로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후 강지환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현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저의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2019년 7월 16일

피해자들은 한 매체를 통해 "강지환과는 지난 4월 처음 만나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그날은 회사 소속 매니저 2명, 스타일리스트, 가해자 등 8명과 함께 했으며 강지환 집에 처음 방문했다. 2차 초대를 받아 간 것도 아니었으며 낮 1시에 업무의 연장 선상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술을 마시다가 스태프들이 모두 돌아갔고, 콜택시를 불러야만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강지환이 자신의 집 2층에서 자고 가라고 했다. 강지환은 3층에서 잠을 잤지만, 8시쯤 눈을 떠보니 성범죄를 당하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며 몸을 피하니 옆의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곧바로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지환이 만취 상태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가 보인 태도나 말들을 참고하면 그렇다. 3시간 정도 숙면을 취할 시간도 있었다"며 "문을 잠그고 도움을 요청한 후 1시간 30여분 만인 10시 10분쯤 경찰이 왔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사건 당시 112에 신고를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13차례 지인들에게 통화를 시도한 끝에 겨우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꽃뱀이 아니라 성범죄 피해자다. 판결이 날 때까지 악성댓글이나 근거 없는 추측은 자제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 2019년 7월 18일

강지환은 이날 경기 분당경찰서 유치장에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검찰에 이송됐다. 강지환은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냐", "뒤늦게 모든 혐의를 인정한 이유가 무엇이냐", "피해자들과 합의 종용한 사실 있냐", "일부에서 마약 의혹 제기됐는데 한마디만 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차량에 탑승했다.

image
배우 강지환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2019년 11월 2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의 심리로 강지환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3년 및 이수명령 신상정보 공개, 취업재한 5년을 구형했다. 강지환은 "혐의를 처음 들었을 때 말문이 막혔다. 이후 마약 복용 등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사건이 있기 하루 전날만 해도 나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며 "20여 년 시간을 투자해 삶을 바쳐왔는데 힘들게 올라온 만큼 그 자리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식에서 그동안 고마움을 줬던 분들에게 감사하단 말도 해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예쁜 가정도 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가 되고 싶었다. 지금껏 해왔던 것만큼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제가 꿈꿔왔던 모든 삶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내가 아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것에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내 한 순간의 큰 실수가 너무나 많은 분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단 사실에 괴롭고 힘들었다. 만약 잠깐이라도 좋으니 그날로 돌아갈 수만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제발 그 마시던 술잔은 내려놓아라'고 말하고 싶다. 술로 내 모든 삶을 잃고 가슴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겼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나 밉고 스스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죄송하다. 그리고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 2020년 5월 14일

수원고등법원 제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강지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강지환은 "저로 인해 상처와 고통받는 피해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난 세월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 제 모습은 너무 부끄럽다"며 "평생 고개 숙이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 2020년 6월 11일

수원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강지환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강지환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의 일부를 부인하고 있으나 제출된 증거를 모두 모아 보면 이 부분도 유죄를 인정한 1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며 "구체적 내용, 범행 경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선처를 바라는 점, 범죄 경력이 없다는 점 등을 미뤄 1심의 결론을 파기할 만큼 형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건의 공소 사실에 대해 1건은 자백하고, 다른 한 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에 있다는 등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며 "하지만 피고인이 주장하는 무죄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백한 부분 역시 보강 증거가 충분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날 강지환은 항소심 선고 이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했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