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이 감격스러운 '형' 최정 "동생 데뷔할 때 엄청 떨었죠..." [★수원]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8.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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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왼쪽)-최항.
SK 와이번스 '캡틴' 최정(33)이 동생 최항(26)과 5타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동생의 활약에 누구보다 기쁜 '형' 최정이다.

SK는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11-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SK는 올 시즌 KT전 첫 승과 함께 KT전 9연패에서 탈출했다. SK가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낸 것은 7월 17일 인천 키움전(12-9 승리) 이후 17경기 만이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최정-최항 형제다. 두 사람은 현재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형제 선수다. 최정이 2005년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었고 뒤를 이어 최항이 2012년 8라운드 전체 70순위로 합류했다. 그리고 이들 형제는 이날 경기서 2, 3번에 나란히 배치돼 홈런 포함 4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정은 2안타(1홈런) 3타점, 최항은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혈을 뚫었다.

첫 타석에서 나란히 범타로 물러난 최정, 최항 형제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한 방씩을 터트렸다. 팀이 0-1로 지고 있는 3회초가 압권이었다. 무사 1, 2루에서 김성현이 번트 작전 실패했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보려는 심리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행히 최지훈이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이어갔고, 1사 만루서 최항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날려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빅이닝의 시작이었다. 다음 타자 최정은 쿠에바스의 4구째 144km 투심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19호 아치였다. 최항, 최정 형제의 활약 덕에 3회에만 5득점에 성공한 SK다.

이후 최항이 치면 최정도 치는 상황이 이어졌다. 비록 점수를 뽑지는 못했지만 5회초 2사에서 최항이 중전 안타, 최정이 2루타를 나란히 기록하기도 했다.


형제의 활약 덕에 타선의 혈도 뚫렸다. 8회에는 밀어내기 볼넷과 최지훈의 적시타를 묶어 2점을 추가했고, 9회에는 만루서 김강민, 김성현의 안타가 나오면서 4득점에 성공했다. 최정은 호수비도 펼쳤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용호 직선타를 몸을 날려 잡았다.

경기 후 최정은 "사실 팀 상황이 좋지 않아 형제끼리 나가고 하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동생이 잘하면 뿌듯하다"고 웃은 뒤 "(최)항이가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요한 순간 쳐줘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홈런도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못 쳐도 분위기는 올라왔으니 욕심 부리지 말고 1점만 더 뽑자는 생각으로 플라이를 노렸다. 앞에서 올려치자는 마음으로 쳤는데 실투가 들어와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동생에게 공을 돌렸다.

확실히 최항이 1군 무대에 데뷔할 때와는 여유가 생겼다. 최정은 "힐만 감독님이 계실 때 (최)항이가 데뷔전을 치를 때 1루수, 내가 3루수로 나갔었다. 그 땐 정말 긴장이 많이 됐었다. 이젠 동생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이 있으면 특별했는데 이제는 '아 있구나' 정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항은 "아무래도 형과 함께 나가면 든든하다"고 형제애를 뽐냈다.

최정은 박종훈에게도 든든한 형이었다. 박종훈은 "(최)정이 형이 홈런 쳐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타석에 나갔는데, 진짜 약속을 지켜 놀랐다"며 최정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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