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방송인·작가' 서동주, 이혼 후 찾은 '자아'[★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8.08 09:26 / 조회 : 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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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 /사진= 스타리움엔터테인먼트


'변호사 겸 방송인' 수식어가 붙는 이가 한국 방송가에선 낯선데, 서동주(37) 자체는 낯익다. 어린시절 개그맨 서세원과 모델 서정희의 딸로 먼저 얼굴이 알려졌다가 재작년부터 본격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방송에 등장할 때마다 화제성이 크다.


"인생의 모토가 흥미로워 보이고 재미있어 보이면 도전해보자고 생각해요. 기회가 왔으면 잡으려 해요. 두려운 마음도 있고 사람들의 시선도 아는데, 내가 해보고 싶은 걸 해보려고요. 본업은 본업대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서동주는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과감히 '방송'이란 영역에 뛰어들었다. 서동주는 2018년 9월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꿈꾸는 사람들이 떠난 도시-라라랜드'부터 지난해 채널A '굿피플',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KBS 2TV '스탠드업' 등 예능 출연을 하며 스타리움엔터테인먼트 소속 방송인으로서도 활동 중이다.

서동주는 최근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출간 기념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은 서동주가 13세 나이에 홀로 미국으로 떠나 세계적인 로펌 퍼킨스 코이의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과 가정불화, 이혼, 백수, 경단녀(경력 단절녀) 등의 아픈 시간을 견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13세 때 미국 유학을 갔던 서동주는 그 곳에서 세인트폴고등학교, MIT 순수수학 학사, 매사추세츠 페이스쿨,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경영학(와튼스쿨)의 학업 과정을 거쳤다. 2010년 재미교포인 비연예인과 결혼했던 서동주는 5년 반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한 바 있다. 이후 서동주는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로스쿨을 졸업, 2019년 5월 21일 미국 정식 변호사 시험(Bar Eaxm)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 직접 알리며 화제를 모았다. 서동주는 현재 미국 Perkins Coie(퍼킨스 코이)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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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 /사진= 스타리움엔터테인먼트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 활동을 위해 미국에서 한국에 귀국했다.

▶자가격리는 끝냈다. 혹시라도 공항에서 코로나19를 옮을까봐 걱정했는데, 미국에선 집에만 있고 산책할 때만 나와서 최대한 철저히 하고 나왔다. 미국 실리콘밸리 쪽은 모두 재택근무를 한다. 내가 한국에 오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었던 게, 미국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모국으로 돌아가더라. 격리하며 외로웠는데 영상통화도 많이 하고 친구들, 남동생 와이프랑 통화를 많이 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상황은 얼마만큼 심각했나.

▶사람들이 동양사람들만 보면 중국사람인 줄 알고 바이러스 보는 눈빛으로 변해있더라. 나중엔 흑인들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함께 인권 시위를 하는데 동양인들은 워낙 인종차별을 심하게 당해온 것에 익숙해져서 시위도 안 하더라. 나를 비롯해 동양인들은 다들 자기 할 일을 하며 살았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바닷가쪽은 마스크를 잘 안하지만 시내에선 다들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있다. 요즘 재택근무가 많아서 집에서 일하면서 칼림바 악기를 연주하거나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강아지들 털 빗기기를 좋아하는데 양털 깎듯이 푸들 털을 깎아준다. 코로나19로 소소한 게 취미가 됐고 책도 많이 읽는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겸업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쉽게 놀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미국 시간에 맞춰 오전 1~7시까지 일을 한다. 낮에는 한국 스케줄을 하고 잔다. 예전에도 한국에 오면 5일 동안 밤엔 일하고 낮엔 방송을 하고 갔다. 그럴땐 한국에서 잠을 거의 안 자고 미국에서 잠을 잔다. 어차피 변호사 일만 했을 때도 새벽까지 일을 했으니 저절로 몸이 적응되더라. 인터뷰 하면서도 노트북으로 틈틈이 간단한 업무를 했다.

-학력이 화려하다. 미국 변호사 시험 합격 수기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공부할 때 짬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변호사 시험은 일을 하면서 봤다. 나에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상 주듯이 줬다. 출퇴근 하면서 2~3시간씩 관련 내용을 듣고 일 시작 전에 공부하기도 했고, 점심 시간에 책상에서 밥을 먹으며 공부했다. 블로그에 쓴 합격수기가 이번 책에도 써있다. 사람들이 위로와 힘이 많이 된 글이라 하더라. 나는 한 번에 되는 게 없고 두 세 번씩 해야되는 스타일이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하면 결국 이뤄지는 결과가 있다고 해서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할 땐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공부가 주가 됐고 거기에 미쳤다.

내가 독립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살려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공부여서 로스쿨은 3년 공부해서 붙으면 내가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법에 관련된 인턴을 했으니 가능했던 것 같다.

-결혼 후 경력단절의 현실을 체감했다고.

▶결혼하고 초반에 그랬다. 체코를 갔을 땐 미술재단에서 마케팅을 했고 중국에서 브릿지 오브 칠드런에서 마케팅을 했는데 일이 이어지는 느낌이 안들고 그런 경력단절이 스스로 안타까웠다. 나는 커리어를 찾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살고 계속 계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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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 /사진= 스타리움엔터테인먼트


-13세 때 홀로 미국 유학을 갔다.

▶처음에 혼자 미국에 갔다. 미국에 엄마랑 놀러갔다가 아이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는 걸로 보고 나도 가고 싶었다. 그런데 평화롭게 노는 모습이 열심히 학교 활동을 하는 것이었더라.(웃음) 나는 필드하키, 농구, 아카펠라, 벨 연주를 했다.

-홀로 미국 유학 생활이 녹록치는 않았을 텐데.

▶중학교 1학년이 아는 정도로만 영어를 배우고 갔는데 막상 미국에 가니 벙어리가 됐다. 한국에서 전교 1등도 했는데 벙어리로 사니까 정말 스트레스였다. 발냄새 나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말을 못해서 창문에 얼굴을 내놓고 잔 기억이 있다. 생물 수업도 25점밖에 못 받아서 통째로 외우려고 했다. 악착같이 예습과 복습을했고, '누가 읽어볼래?' 하면 먼저 손 들고, 발음 좋은 척하며 읽었다. 사전 같은 것도 달고 살았다. 질문을 많이 하고 두려워하지 않았고, 친구들에게도 단어를 스스럼없이 물어봤다.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나.

▶공부를 잘 하는 데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있었다. 한국에서 공부 잘하는 게 캐릭터였는데 미국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된 게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원래 욕심이 많아서 웬만하면 1등을 하고 싶어한다.

-어린시절 피아노, 미술부터 수학, 경영학, 법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했다.

▶수학을 할 당시엔 대학 인턴을 마케팅으로 많이 했다. 분석 마케팅이어서 수학 관련 마케팅으로 할 수 있었다. 어릴 때 예술 분야를 한 것은 지금도 아깝지 않다. 책에도 내 그림이 있는데 이전에 했던 여러 것들이 다 지금까지 이어진 거라 생각한다. 악보만 읽을 줄 알면 기타도 칠 수 있다. 요즘 칼림바를 샀는데 오르골 같은 소리가 나서 즐겨한다. 예술을 배우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으니 좋다.

-겸직을 하기 버겁지 않나.

▶아직 버겁지 않고 되게 재미있고 신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내가 방송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를 원하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 자주 못나온다는 한계가 있는데도 방송에서 불러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하다. '라라랜드'가 리얼리티 첫 경험이었다. '라라랜드'를 한 이유는 당시의 30대 내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변호사 시험도 준비하고 되게 열심히 살 때였다. 보통 일 아니면 집의 삶인데 에피소드를 보여줘야 하고 혼잣말이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를 배운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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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 /사진= 스타리움엔터테인먼트


-서동주에게 대중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특이해서 그런 것 같다. 방송도 하고 변호사 하고 책도 냈다. 얘기를 해보면 똑똑하지 않은 반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또 부모님이 워낙 유명하셨다. 오히려 어릴 때 공부만 생각했는데, 어른이 된 후 방송에서 찾아주시더라. PD님들이 막상 나를 만나고 하는 말은 '차분하다'는 것이다.

-한 번 이혼을 경험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치와와 레아, 푸들 클로이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너무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긴 한데 크게 보면 행복한 삶인 것 같다. 친구들도 많고 엄마랑도, 동생 가족이랑도 잘 지내고 기회도 많아서 좋다. 풍족한 삶이다. 결혼을 이미 해봤으니 결혼에 대한 압박을 가질 필요도 없다. 연애는 늘 하는 편이다. 결혼은 다른 문제라 신중해야 하겠다. 굳이 결혼이 필요없지 않냐 생각하는데, 아이를 낳으려면 결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비혼주의가 많아진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혼, 결혼을 다 떠나서 본인이 행복한 게 중요한 것 같다. 결혼이 큰 기쁨이면 그게 맞는 것이고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그걸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것 같다. 자아를 찾으려는 건 좋은 일이다.

-서정희와 자신에 대한 악플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 시작했는데.

▶상처라기보다 너무 심한 말을 하더라. 나는 악플을 보게 될까봐 내 이름을 검색하지 않는다. 나는 오해는 신경을 많이 안 쓰는 편이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밝혀질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팔다리를 자른다고 악플을 단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한테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이후에도 작가로서의 활동을 계속 생각 중인가.

▶내가 뭔가를 쓰기 좋아해서 앞으로 저서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미국 변호사 시험 합격 수기를 올린 후 많은 분들로부터 공책정리, 암기 등 공부를 어떻게 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요즘엔 나의 공부법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서동주다운 모습은?

▶끼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게 좋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농담하는 걸 좋아한다. 말장난하는 걸 좋아하고 우스꽝스럽게 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지금까지 방송에서 토크밖에 안 했는데, '라라랜드'에서 장난기 있는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그게 가장 나다운 모습이다. 변호사로서 지적인 모습은 연기를 하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웃음) 나에게 미성숙하고 철없는 모습이 있는데 앞으로 본래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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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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