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생각하는 똑똑한 기획 '강철비2', 어려웠던 이유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8.02 11:00 / 조회 : 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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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성(47)이 북 최정예요원 엄철우가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강철비2: 정상회담'과 함께 돌아왔다. 그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똑똑한 기획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인 대한민국 대통령 연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정우성은 극중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그는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다. 또한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이지만, 딸에게 용돈을 빼앗기다시피 하는 평범한 아빠이기도 하다.

정우성은 최근 '강철비2: 정상회담'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왜 울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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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경재 대통령에 몰입이 됐을 수도 있고, 영화가 말하고 있는 한반도의 미래 지향점 등을 생각하게 됐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 민족은 불행한 시간을 겪었구나'라는 감회가 밀려왔던 것 같다. 울지는 않았고 울컥했다. 영화가 끝난 뒤 헤어나오지 못하고 한참 앉아있었다. 울림을 전달해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제가 연기한 저를 보기 때문에 온전히 그 장면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시사회가 끝난 뒤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정우성은 완성된 '강철비2: 정상회담'을 두 번 봤다고 밝혔다. 기술시사회를 통해 처음 접한 '강철비2:정상회담'은 전체적인 완성도에 집중했다고. 시사회를 통해 본 두 번째는 온전하게 영화를 다 봤다고 말했다. 그는 편집본을 봤을 때 양우석 감독의 선택이 타당했고, 이해가 됐다고 했다. 어떤 부분에서 이해가 됐다는 것인지 물었다.

"사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똑똑한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강철비1'만 나왔으면 한반도의 불행을 나누고 있는 두 인물에게만 포커스를 맞췄을텐데, '강철비2: 정상회담'의 시나리오를 받고 '이렇게도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구나' 싶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한반도가 완벽히 주인공인 영화다. 이를 다시 한 번 더 새겨준다는 것을 느꼈다. 한반도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역사적 분단 이런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화자로서는 영화 안에 들어오는 인물을 포지셔닝 하고, 새로운 스토리롤 한반도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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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강철비1'에서 북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을 맡아 관객과 만났다. 그는 북 최정예요원인만큼 북한어를 구사했지만,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표준어를 구사하는 젊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연기했다. 대통령 역할을 위해 정상회담을 이끈 선대지도자들의 연설을 많이 봤지만, 표정 연기가 더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많이 봤다. 어떻게 보면 배우는 대중에게 호소하고, 연설을 하는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정상들이 연설할 때 가지고 있는 뉘앙스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뉘앙스가 사람은 달라도 일맥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들이 얼마만큼 의식을 갖고 있는지, 통일에 대한 어떤 마음인지 등을 연설문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었다. 표정 연기가 어려웠다. 무언갈 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비춰줘야 하는 캐릭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더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이 사람의 심리적인 답답함을 비춰줘야 하니까 과장되게 표현하면 안된다. 갖고 있는 침묵 안에서 외침, 한숨 이런 것에 대해 신경을 썼다."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외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며, '강철비1' 북 최정예요원과 달리 시선과 입장을 지키기 위한 고내와 무게가 엄청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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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은 편하다. 회담 신을 찍을 때 '대한민국 지도자라는 게 진짜 극한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하지?', '그만 좀 해', '이렇게 생각해봐' 한 마디를 할 수가 없다. 다 듣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끔 해줘야하기 때문에 극한의 인내를 가져야한다는 생각에 외로울 것 같다. 대통령 연기가 더 힘들었다.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만족감이 있다. 인내라는 건 지켜볼 때도 답답하고 지루하다. 그 입장에 놓인 당사자는 시선과 입장을 지키기 위한 고뇌와 무게가 엄청났다."

또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역할 말고는 다른 인물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기하기에 어려웠고, 고내와 무게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대한민국 대통령만 생각했었을까.

"내가 조선사(유연석 분)를 할 수도 없고, 호위총국장(곽도원 분)도 할 수 없다. 영화 자체가 어려웠다. 하겟다고 결심하기 전까지 그랬던 것 같다. 작품마다 도전해야하고 이겨내야 하는 게 육체적일 수도 있고, 감정적일 수도 있다. 이건 매번 다르다. 대한민국 대통령 캐릭터가 갖는 게 개인적인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본연의 인물이기도 하지만 신념을 억눌러야 하는 거다. 그 측면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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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 나라의 지도자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한 정우성. 그는 '강철비2: 정상회담' 출연에 대해서도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소신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은 이 작품을 선택했다.

"영화에 정치적 입장이 개입되는 시선들이 온전히 영화를 보지 않고 판단을 해버린다. 배우 정우성은 정치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어느 순간 정치적 발언을 하면 정치적 발언으로 만든다. 저는 이러한 요소를 갖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영화에 정치적인 시선이 얹혀졌을 때 (감독에게) '영화 입장에서 불리한 거 아니냐', '그런 시선이 개입되지 않는 요소로 만들어야 더 좋지 않냐'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양우석 감독이) 내가 해야된다고 하더라. 그건 아마 정우성의 표정과 대사가 없을 때 리액션 등 이런 걸 양우석 감독님이 지켜보고 마음에 드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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