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부정투구 논란... 씁쓸한 류중일 "이렇게 커질 일이 아닌데..." [★인천]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7.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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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SK 최지훈 타석 때 구명환 주심이 LG 선발 윌슨의 투구 동작에 관해 지적하고 있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31)이 투구 폼 논란에 대해 류중일 감독(57)이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류중일 감독은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전을 앞두고 전날(28일) 논란이 됐던 윌슨의 투구 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상황은 이렇다. LG가 10-2로 앞선 5회말. 윌슨이 SK 선두타자 최지훈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구명환 주심과 이영재 2루심이 마운드로 다가와 윌슨의 투구 동작을 지적했다. 세트 포지션 자세에서 발을 구르는 동작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까지 마운드로 걸어와 이영재 2루심을 향해 3분 넘게 어필하며 맞섰다. 경기가 재개된 후 윌슨이 2구째 볼을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도 구명환 주심이 다시 마운드로 뛰어갔다. 구 주심은 본인이 직접 발을 구르는 동작 없이 한 번에 던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2018년부터 벌써 3년째 국내 무대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인 윌슨. 그동안 동일한 루틴으로 던져왔다. 이날도 같은 폼으로 공을 뿌렸지만 심판진은 지적했다. 이에 KBO 심판위원회는 "지난 21일 이강철 KT 감독이 항의했던 내용으로, 심판위원회서도 규칙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해당 동작을 용인한다고 답변했으나, 이강철 감독은 규칙대로 적용할 시 위반이라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경기 다음날(22일) 윌슨과 LG 투수 코치에게 앞으로는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며 위반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도 계속 동일한 투구를 했고, 이에 이영재 심판팀장이 3~4차례 코치 등을 통해 규칙 위반임을 전달했다. 하지만 자세를 고치지 않아 결국 주의를 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루가 지난 뒤 류중일 감독은 "영상을 보니 주심이 잡았을 때 가장 움직임이 심했다. 일괄적으로 하다가 왜 지적을 하는지 물어봤다. 동작이 심하니까 이영재 심판이 잡았다고 말했다. 윌슨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면서 "투수가 20년 동안 한 것을 한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유예기간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갑자기 하던 것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던지나"고 밝혔다.

3년 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 점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마다 다르다. 심판들도 다르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괜찮다고 하지 않았나. 이강철 감독은 안 된다고 해서 항의를 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이 투수 출신이니까 이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습관을 고칠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 감독은 "윌슨에게 주자가 1루에 있다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지시했다. 윌슨은 주자 있을 때 안 움직인다. 없을 때 움직인다. 크게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 감독 어필이 받아들이면서 이렇게 됐다. 문제가 커지면, 윌슨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투수들도 다 잡아내야 한다. 파고 들어가면 많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윌슨은 경기 후 수훈 인터뷰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심판과 코치 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류 감독은 "22일 KT전이 우천취소되던 날 박기택 심판이 최일언 투수 코치에 윌슨의 투구폼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었다.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주자가 있을 때하고 없을 때의 차이점이다. 심판은 코치에게 주자가 있을 때는 괜찮다고 했다더라"면서 "전날 윌슨이 투구폼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고 하는 부분은 주자가 있을 때 괜찮으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으로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투구폼이 문제가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 부분에 대해서 아직 윌슨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훈련을 마친 후 면담할 계획이다. 류 감독은 "윌슨이 주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왼 발을 움직이지 않고 던질 수 있다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하면 동작을 줄이라고 할 것이다. 심판진이 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윌슨이 절대로 상대 타자를 기만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 그는 "힘을 모으기 위한 동작이다. 한번은 그냥 던지고, 한번은 움직이다 던지면 기만행위다. 그러나 윌슨은 똑같다. 박 대행도 똑같이 하니까 괜찮다고 봤다고 말했다. 나도 같은 입장이다. 이렇게 커질 일이 문제가 아닌데..."라며 씁쓸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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