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이 말하는 '강철비2 : 정상회담' #독도 #잠수함 #한반도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8.01 13:00 / 조회 : 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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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2 : 정상회담'으로 돌아왔다. '강철비' 이후 2년 반 만에 다시 스크린을 찾게 된 양우석 감독은 여전히 한반도를 내세워 한반도에서 살고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그렸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영화다. '강철비'에서 북한 최정예 요원 역할을 연기했던 정우성이 한국의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외교안보수석 역할을 맡았던 곽도원이 북한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호위총국장 역할을 맡았다. 정우성 곽도원은 남북의 상황이 바뀐 채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복잡한 국제정세 속 한반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핵잠수함 속에 한국, 미국, 북한의 세 정상이 갇혀 있는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 유머를 잃지 않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정치 스릴러의 매력에 웃음 그리고 한반도의 서글픈 현실까지 담아냈다.

양우석 감독을 직접 만나 '강철비2 : 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철비2'는 왜 잠수함으로 왔나. 그리고 그곳에서 정상회담을 하도록 만들었나.

▶ 여러 공간을 두고 고민했다.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잠수함으로 한 이유는 잠수함이 전략무기라는 점 때문이다. 잠수함은 공격당하기 전에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무기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찾기 힘들다. 특히나 핵을 탑재한 잠수함은 가장 위험한 핵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을 배경으로 했다. 저도 '강철비2'를 기획하고 난 뒤 어떤 내용을 해야 하나 하다가 정상회담을 생각했다. 우리가 정상회담을 성명서 등을 뉴스를 통해서만 보지 그 뒤는 잘 모른다. 그 정상회담의 뒷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잠수함 함장실 같은 좁은 곳에 가둬놓으면 어떨까 했다. 그래서 잠수함 함장실에 몰아넣어서 해보자 하며 나오게 됐다.

-복잡한 국제정세 속 한반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핵잠수함 속에 세 정상이 갇혀 있는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 유머를 잃지 않는다.

▶저는 계속 틈을 봤다. 시나리오 쓸 때도 어디서 숨 쉴 틈을 넣을까 고민했다. 통역관으로 나오는 전영미 배우가 출연한 장면도 그 중 하나다. 그 대사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통역관님이 재밌게 풀어내면 어떨까 하게 됐다. 사실 저에게 가장 잔인한 대사를 뽑으라고 한다면 그 대사를 뽑을 것 같다. 우리 모두 북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은 동맹 문제다. 미국이 왜 중국의 동맹인 북한을 도와주나라고 하는 대사에서 관객이 웃으시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무서운 말이다. 관객이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틈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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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철비2 : 정상회담'


- 영화 속 북한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분)는 실제 김정은 위원장과 다르게 그려진다. 그동안 싱크로율에 맞게 북한 위원장을 그린 작품들과 다르다.

▶ 많은 사람들이 싱크로율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반대되게, 의아하게 생각이 들도록 캐스팅을 했다. 유연석 배우도 처음에는 캐스팅 제의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영화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북한 위원장과 싱크로율은 없다. 이름도 조선사다라고 말하면서 유연석 배우가 합류를 한 것이다. 사실 누가 북한 위원장 역할을 하려고 하겠나.

- 북한 위원장은 실제 김정은 위원장과 다르지만 반대로 미국 대통령 스무트는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 시킨다.

▶ 풍자와 해학을 위해서 현실에서 가져왔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는 풍자는 힘이 없다. 풍자의 대상은 강자가 돼야 한다. 약자를 풍자하면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크로율이 높은 것은 미국이 최강자이기 때문이다. 관객이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길을 풍자와 해학과 유머다. 그런 파트들 때문에 싱크로율이 높아졌다. 배우가 연기하며 신이 나서 더 높아진 것 같다.

-영화 속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어 등과 함께 북한 말도 자막으로 나온다. 그동안 영화에서 북한말을 자막으로 한 적은 없었는데.

▶ 첫번째 이유는 '강철비' 때의 학습 효과다. 잘 안 들린다는 말이 있어서 이번에는 자막을 넣었다. 두 번째는 영화에서 계속 언급하는 평화체제라는 시스템에서 대한민국 헌법상 아직 내전상태다. 유엔 가입할 때도 그렇고 서로 다른 나라다. 마음 편하게 평화 체제가 구축이 되려면 북한도 독립된 외국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국어 자막처럼 북한어 자막을 넣었다. 북한어를 표준어로 번역하는 순간 이상하더라. 그래서 있는 그대로 넣어주자고 생각했다. 외국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것 같이 보인다. 일단 안 들리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묘한 아이러니를 준다.

-일본에 대해 직설적으로 그렸고, 독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 제 세대만 해도 영화가 엔터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창이었다. 외국을 보는 유일한 방법은 영화 였다. 저는 아직도 영화가 세상을 보는 창이라는 인식이 있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이 영화로 나오면 좋더라. 독도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왜 우리가 독도를 놓고 일본이랑 싸울까 하는 것도 담았다. 일본은 아이러니하게 남의 영토를 자기 영토라고 꾸준히 우긴다. 이게 쌓이고 쌓이면 전쟁 터지지 말라는 법 없다. 그런 이야기들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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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 정상회담'까지 계속 남북 이야기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어느 순간 우리가 남북 문제를 좁게 본다. 그리고 감정이 개입한다. '쟤네 왜 저래' 짜증도 나고 마지 집안에서 교도소 들락날락하는 동생을 보는 것처럼 본다. 그렇게 봐서는 안 될 문제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번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북한 위원장은 '핵을 풀어도 유엔 제제가 풀리지 않겠구나'하는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도 그런 것을 생각하고 느껴야 한다.

-양우석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무엇인가.

▶ 제가 이 '강철비' 시리즈를 만든 목적은 시뮬레이션 제공이다. 영화도 언론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영화가 하기 좋은 것은 시뮬레이션 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제가 '강철비' 끝나고 원래 다른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 바로 '강철비2'를 썼더나 잘 써졌다. 저는 실제 존재하는 시뮬레이션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강철비3'가 나온다면, 그때도 정우성 곽도원 배우와 함께 할 것인가.

▶ 글쎄. 우리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 남은 건 공중전 밖에 없네'라고 하더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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