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공방' LG 윌슨 부정투구 논란, 왜 KBO 심판위 지적에도 안 고쳤나 [★인천]

인천=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7.29 05:00 / 조회 :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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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SK 최지훈 타석 때 LG 윌슨(오른쪽)의 투구 동작을 지적하고 있는 구명환 주심(왼쪽).
LG 타일러 윌슨(31)의 부정 투구 동작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진의 윌슨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윌슨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 SK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94구)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팀은 윌슨의 호투에 힘입어 24-7 대승을 거뒀다.

LG는 2회 1점, 3회 2점, 4회 3점, 5회 4점을 뽑으며 승부를 사실상 초반에 결정지었다. 그러나 윌슨은 투구 폼과 관련해 심판진의 지적을 받으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LG가 10-2로 앞선 5회말. SK 선두타자 최지훈을 상대로 윌슨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그런데 거의 곧바로 구명환 주심과 이영재 2루심이 마운드로 다가와 윌슨의 투구 동작을 지적했다. 세트 포지션 자세에서 발을 구르는 동작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까지 마운드로 걸어와 이영재 2루심을 향해 3분 넘게 어필하며 맞섰다.

경기가 재개된 후 윌슨이 2구째 볼을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도 구명환 주심이 다시 마운드로 뛰어갔다. 구 주심은 본인이 직접 발을 구르는 동작 없이 한 번에 던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만 윌슨은 2018년부터 벌써 3년째 국내 무대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다. 이전에도 그는 동일한 루틴으로 던져왔으며, 이날 1회부터도 같은 폼으로 공을 뿌렸다. 이 경기 중계를 하고 있던 심재학 해설위원은 "논란의 소지가 될 수는 있다"면서도 "윌슨은 지난해에도 지금과 똑같은 폼으로 투구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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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의 투구 동작 지적에 항의를 하고 있는 류중일(왼쪽에서 두 번째) LG 감독.


이에 대해 KBO 심판위원회는 "지난 21일 이강철 KT 감독이 항의했던 내용으로, 심판위원회서도 규칙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해당 동작을 용인한다고 답변했으나, 이강철 감독은 규칙대로 적용할 시 위반이라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경기 다음날(22일) 윌슨과 LG 투수 코치에게 앞으로는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며 위반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도 계속 동일한 투구를 했고, 이에 이영재 심판팀장이 3~4차례 코치 등을 통해 규칙 위반임을 전달햇다. 하지만 자세를 고치지 않아 결국 주의를 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윌슨은 경기 후 수훈 인터뷰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심판과 코치 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윌슨은 "2018년부터 투구 폼에 있어 바뀐 건 없다. 피칭 매커니즘과 딜리버리에 문제가 없다는 전달을 받았다. (오늘 들었으니) 이번 주 여러가지 조정 기간을 가지며 변화를 할 예정이다. 논쟁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윌슨은 "이 부분에 대해 공론화하고 이슈화가 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양 측 주장을 살펴보면, 심판진은 투구 폼과 관련해 선수와 LG 코치진에 전달했으나, 윌슨은 듣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윌슨은 투구 폼에도 변화를 주지 않은 채 그대로 이날 선발 등판했다. '전달했다는 심판진'과 '듣지 못했다'는 윌슨. 만약 윌슨이 이에 대해 정확히 전달을 받았다면 투구 폼을 수정해서 이날 경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고, 또 그래야만 했다. 반대로 윌슨이 전달을 제대로 못 받았다면, 늘 해왔던 대로 공을 던져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기에 비판할 수 없다. 류 감독 역시 마치 윌슨의 투구 동작과 관련해 전달을 제대로 받지 못한 듯 적극적으로 항의를 펼쳤다. LG 측은 이에 대해 29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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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윌슨.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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