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잠실 두산-LG 경기, 두산 응원석. /사진=뉴시스 |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7회초 유강남(28)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앞세운 LG의 4-3 승리. 사실 결과보다는 많은 야구팬들과 관계자들이 '올 시즌 첫 유관중 경기'라는 점을 주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5월5일 개막전부터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던 2020시즌 프로야구는 정부 방침에 맞춰 26일 처음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잠실구장의 경우 최대 수용인원의 10%인 2424석이 25일 오전 예매 오픈 1시간 25분 만에 매진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팬들 덕분에 모처럼 잠실구장이 활기를 띄었다. 그동안 굳게 문을 닫았던 음식점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했고, 예매에 성공한 팬들은 일찌감치 잠실구장에 도착해 입장을 기다렸다.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고 해도 경기 중 육성 응원과 좌석 내 취식은 불가했다. 이전 같은 활발한 응원전은 볼 수 없었지만, 무관중 경기였을 때보다는 확실히 생동감이 더욱 느껴졌다. 3회초 두산 포수 정상호(38)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루 주자 정주현(30)이 3루까지 내달리자 LG 원정 응원석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홈팀 두산 팬들의 경우 두산 응원단장의 "육성 응원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 속에 응원가를 부르는 것이 아닌, 박자를 맞추며 응원가 율동을 따라했다. 9회말 두산이 3-4로 따라붙고 대타 오재원(35)이 타석에 들어서자 응원석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어 오재원이 병살타로 물러나자 LG 응원석에는 환호가, 두산 응원석에는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26일에 열린 잠실 두산-LG 경기. /사진=뉴시스 |
이어 "원정팀에는 응원가가 나오지 않았지만, 응원가가 없어도 흥이 났다. 직관을 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프로야구 팬 김송이 씨는 "집에서만 야구를 보다가 다시 야구장에 와서 기분이 좋았다. 응원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답답한 부분도 있었지만 실제로 선수들의 경기를 보게 돼 좋았다. 무엇보다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감독과 선수도 같은 마음이었다. 경기 후 LG의 류중일(57) 감독은 "팬들이 오신 첫날에 승리했다는 것이 의미 있고 기쁘다. 마스크를 쓰고 힘들게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LG 마무리 고우석(22)도 "팬들이 보는 앞에서 세이브를 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6일 잠실 두산-LG전서 구장 관계자들은 끊임없이 마스크 착용을 부탁했다. /사진=뉴시스 |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의 발열 체크는 필수였다. 이를 비롯해 사전에 QR코드를 발급받아 입장 시 스캔해야 구장에 들어올 수 있었고, 열화상 카메라, 손세정제 등을 통해 혹시라도 일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팬들 역시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앞뒤, 양옆으로 떨어져 따로 앉았다.
아쉬운 면이 있기는 했다. 경기 중 급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함성과 박수 등은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고 해도, 일부 팬들은 육성으로 응원가를 부르며 과도한 응원전을 펼쳤다. 관중 입장이 지체되자 팬들이 옹기종기 모여 줄을 지어 기다린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었다.
최지윤 씨는 "여러 가지 지침을 지키면서 응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바랐고, 김송이 씨도 "모든 팬들이 조심해야 하고, 선수들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전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잠실 두산-LG전을 찾은 관중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