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서 OPS 0.896' 빠르지 않은 신개념 리드오프 정훈

고척=박수진 기자 / 입력 : 2020.07.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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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키움전 7회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는 정훈.
롯데 자이언츠 정훈(33)이 KBO 리그에 신개념 1번 타자로 우뚝 서고 있다. 발이 빠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번 타순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896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 경기서 6-3으로 이겼다. 7회초에만 5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 승리로 롯데는 2연승과 함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날 7회가 사실상 승부처였다. 1-0으로 앞선 롯데는 오윤석의 몸에 맞는 공, 마차도의 좌전 안타, 안치홍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대타 김재유과 민병헌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2사로 몰렸다.

하지만 롯데에는 '해결사' 정훈이 있었다. 정훈은 한현희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도망가는 2타점을 올렸다. 1점 차의 타이트한 경기가 정훈 덕분에 3점 차가 된 것이다.

이로써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린 정훈은 0.331의 고타율을 유지했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이 0.395에 달한다. 적립한 타점은 무려 11개에 이른다. 경기당 평균 1타점씩은 꼭 올렸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번 시즌 롯데의 1번 타자는 민병헌(33)이다. 롯데가 치른 65경기 가운데 28번이나 선발 1번 타자로 가장 많다. 하지만 타격 부진을 겪은 탓에 최근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적은 9번 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다.

때문에 정훈의 1번 타자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 7월 치른 롯데의 19경기 가운데 13경기에서 정훈이 선발 1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도루 성공이 3차례에 그칠 정도로 발 빠른 선수가 아니지만 마치 1번 타순이 가장 맞는 옷 같아 보인다.

정훈의 이번 시즌 1번 타순 타율은 0.353이고 OPS는 무려 0.896이다. 출루율까지 0.402로 우수하다. 롯데 출루율이 가장 높은 손아섭(32)의 기록(0.416)과 비교해본다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팀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며 지칠 법도 하지만 정훈은 기쁘기만 하다. 25일 경기를 마친 뒤 그는 "하루하루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라며 "한 경기 한 타석 모두가 소중하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고 굳이 1루가 아닌 어떤 포지션에서도 더 집중해서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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