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한테 번트를 시킬 수도 없고... 이강철 감독의 고민 엿보기 [★분석]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7.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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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사진=kt wiz
KT 위즈가 또 NC 다이노스에 패했다. 올해 맞대결 1승 1무 8패다.

KT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와 팀 간 10차전서 2-3으로 졌다. NC에 1점 차 패배를 벌써 4번째 당했다. 2점 차로 진 적도 1경기 있다. 매번 접전을 펼치다가 '한 끗'이 부족했다.


24일 경기도 그랬다. 7회말 2-1로 역전을 시켰는데 8회초 2-3 재역전을 허용했다.

물론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불펜도 아쉽다. 그러나 그에 앞서 추가 득점에 실패한 타선이 역전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KT는 6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4이닝 동안 1점을 뽑는 데에 그쳤다.

특히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강백호에게 반복적으로 찬스가 걸렸다. 벤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1-1로 맞선 6회말, 선두타자 로하스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1점 승부인 경기, 하위 타순이었다면 보내기번트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석엔 4번 타자 강백호였다. 강백호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조용호와 장성우도 차례로 내야 땅볼에 그쳤다. 무사 2루서 진루타에 성공했다면 내야 땅볼로도 1점이었다.

NC는 1-2로 뒤진 8회초 비슷한 상황에서 손쉽게 득점했다. 선두타자 모창민이 2루타를 쳤다. 9번 김태군 타순이었다. 고민 없이 희생번트가 나왔다. 1사 3루가 됐고 박민우가 적시타를 때렸다.

KT는 2-3으로 역전을 당한 8회말에도 입맛만 다셨다. 이번에도 선두타자 로하스가 출루했다. 1점이 필요했지만 KT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4번 타자 강백호 차례였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다시 삼진을 당해 고개를 숙였다. 조용호와 장성우가 6회와는 다르게 안타, 볼넷을 얻었으나 홈까지는 아직 한 베이스가 부족했다. 1사 만루에서는 배정대와 박경수가 내야 뜬공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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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 /사진=kt wiz
KT 벤치로서는 '차라리 하위 타선에 이 같은 찬스가 걸렸으면'이라 곱씹을 만한 상황이었다.

중심 타자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하지 않는 이유는 많다. '자존심'은 둘째 문제다. 일단 익숙하지가 않다. 번트도 대 본 사람이 잘 댄다. 확률이 떨어진다. 강공으로 가는 편이 더 확실하다.

다음은 타격감이다. 당장 1점보다 이 타자가 감각을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즌은 길다. 단기전이었다면 과감하게 작전을 낼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에선 보기 어렵다.

KT가 이기려면 결국 강백호가 4번에서 쳐줘야 한다. 한 번이라도 더 자기 스윙을 휘두르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소중한 한 타석을 번트로 낭비할 수는 없다. 비단 강백호 뿐만 아니라 많은 감독들이 슬럼프에 빠진 중심 타자들을 꾸준히 기용하는 이유다.

'믿음'이 아니라 살려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방치가 아닌 '회복'의 연장선상이다.

강백호는 이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0.231로 고전하고 있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였다. 첫 타석에 좌중간 안타를 때려 침묵을 깼다. 벤치에서는 강백호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기도 했다. 결국 강백호가 살아나야 KT도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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