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승소? 돈 안 갚아도 되는 걸까[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7.23 15:21 / 조회 : 2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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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끼 인스타그램


래퍼 도끼(29, 이준경)가 주얼리 업체 A사가 제기한 물품대금 미납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이 판결이 과연 도끼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지는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15단독은 지난 22일 주얼리 업체 A사가 도끼 당시 소속사 일리네어레코즈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 대금 미납 소송 판결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라고 짧게 선고했다.

주얼리 업체 A사는 지난 2019년 10월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을 통해 도끼의 당시 소속사였던 일리네어레코즈를 상대로 물품 대금 미납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일리네어레코즈와 지난 2018년 9월 25일 총 7가지 품목의 귀금속을 공연에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이후 물품을 모두 수령했지만 현재까지 이에 해당하는 잔금 3만 4700달러(한화 약 4000여 만원)를 변제하고 있지 않았다"라며 이에 더해 "일리네어레코즈가 A사가 허위 주장을 했다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A사의 명예를 훼손했고 당시 도끼 측에게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라고 덧붙이며 도끼가 변제 의지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리네어레코즈는 "A사가 3만 4700달러를 변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의 분쟁과 연관이 있다. 당시 도끼의 미국 법률 대리인은 A사가 해당 채무에 대한 변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캘리포니아의 법을 어긴 정황을 확보했다"라며 "A사가 도끼 측에 채무액에 대한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도끼의 미국 소속사도 "구매가 아니라 협찬이었다"는 입장에 대한 거짓 해명 의혹에 대해 "7개 제품이 명시된 구매 청구서는 처음 본다. 나머지 제품 역시 주얼리 제품에서 홍보용으로 제시한 것이고 도끼가 구매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라고 맞섰다.

이 소송은 양측의 조정마저 불발, 조정 불성립으로 귀결돼 본안으로 돌아왔으며 총 3차례 변론기일을 가졌고 입장 차이도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렸다.

일단 법원은 도끼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판시 내용을 정확히 봐야 한다. 재판부는 선고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쉽게 말해 'A사가 일리네어레코즈에게 대금을 청구하는 것이 맞지 않다"라는 취지의 내용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현재 일리네어레코즈는 해체가 된 상태다. 이에 앞서 도끼도 일리네어레코즈를 떠났다.(정확히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는 표현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일리네어레코즈는 지난 2011년 도끼와 더콰이엇(35, 신동갑)이 설립한 힙합 레이블. 이후 9년 만인 지난 7월 공식 해산을 알렸으며 산하 레이블인 앰비션뮤직은 그대로 존속돼 있다.

이 소송이 지난 2019년 제기됐고, 당시 도끼는 일리네어레코즈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었다. 이후 소송이 진행되면서 도끼는 일리네어레코즈와 결별했고, 1심 선고를 앞두고 일리네어레코즈는 해산했다. 도끼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고, 스타뉴스 확인 결과 도끼는 최소한 당장은 한국 입국 계획도, 한국에서의 가수 활동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사 측은 이번 선고와 관련, "당시 주얼리 물품 계약을 했을 때 도끼 개인 이름이 아니 법인 명의로 대금 지급 계약을 체결한 정황 증거가 부족했던 부분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A사는 이에 덧붙여 "오히려 도끼 개인과는 주얼리 대금 지급 등에 대한 내용 정황이 (문자 내용 등으로) 더 많다"라고도 말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는 양측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사는 이 소송과 함께 도끼와 더콰이엇을 상대로 제출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지난 3월 말 도끼의 소재 불분명 등의 이유로 검찰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만약 A사가 도끼를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피고인의 소재가 불분명해서 재판 자체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A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도끼가 변제를 할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오히려 항소보다 도끼 개인을 향한 별도의 소 제기가 A사에게 재판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이번 대금 미납 소송은 엄밀히 따지면 A사와 일리네어레코즈 간 다툼이 아닌, A사와 도끼와의 다툼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금 미납 소송은 민사 재판이고, 피고소인이 출석할 의무도 없으며 피고소인이 소송에 대응할 의지가 없다 하더라도 재판부 재량에 따라 판결선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사는 스타뉴스에 "소장을 접수한 당사자 분의 의지가 중요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도끼의 소속사 측에 이에 대한 문의를 했지만 입장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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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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