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의위, '프듀' 조작 CJ ENM에 '과징금' 부과..법정제재 최고 수위

목동=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7.22 16:20 / 조회 :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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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연습생 투표 결과와 아이돌 데뷔조 순위 결과를 조작한 '프로듀스' 시리즈에 대해 방송심의소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했다.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19층 대회의실에서 2020년 제26차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심의소위) 임시회의가 열렸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에선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방송된 엠넷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101 시즌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 X 101'의 '프로듀스'(이하 '프듀') 시리즈에 대한 의견진술 청취가 이뤄졌다.

방송심의소위는 지난 1일 '프듀' 시리즈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 및 1심 판결에서 투표 조작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으므로 해당 방송사에 대한 의견진술이 불가피하다. 국민 프로듀서를 표방해 공정한 심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청자 투표 결과 조작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해 공적 매체로서 방송의 신뢰도를 저하시킨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방송심의소위는 "담당 PD가 잘못을 시인했고 곧 시청자 투표수 조작으로 볼 수 있다"며 "객관성 위반이 단순 실수가 아닌, 시청자를 향한 '국민 사기극'이란 보도도 나왔다. 방송 역사 100년이 지났지만 초유의 사기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CJ ENM 측은 "이와 관련한 시스템이 내부에 없었음에 책임을 통감한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방송심의소위는 "'프듀' 시리즈는 방송법 100조 1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 행위를 방송사가 방치했다고 지적할 수 있다. CJ ENM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고 했다. CJ ENM 측은 "제작사가 책임을 통감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진행 중에 있다. 큰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깊이 사과드린다. 변명의 여지 없이 이 사태는 방송사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심의소위는 "당사가 관여하지 않고 어떻게 외부 업체가 투표에 관여할 수 있냐"고 물었고, CJ ENM 측은 "엠넷에서 비대면 투표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상황에서 방송 참관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 방송 참관인의 감시 하에 투표가 이뤄졌다. 우리의 입김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CJ ENM 측은 "(투표 조작의) 피해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파악이 된 상태다.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들에 대한 2차 피해가 갈 것이기 때문에 밝히기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아이돌학교' 등 '프듀' 외의 프로그램에서도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이유를 묻자 CJ ENM 측은 "한류 콘텐츠에 앞서려고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문제점이 발생했다. 최선을 다해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심의소위는 "'프듀'가 시즌을 거듭하며 잘못의 공모자가 늘어났다. 안준영PD 한 명의 잘못에서 안준영PD, 김용범CP 두 명의 잘못, 이PD까지 세 명의 잘못이 생겨났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회사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우리는 개입할 수 없었다'고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J ENM 측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성찰하고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심의소위 위원들은 '프듀' 투표 조작이 벌어진 CJ ENM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방송사는 피해자이고 문제를 저지른 것은 PD들인 것으로 정리가 됐지만 방송사가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잘못이 시즌을 더하며 반복됐고 가담자가 늘어났다. 단순히 개인 한 두 명의 일탈에 그친 문제가 아니다. 회사의 조직문화 중 실적주의, 묵인이 있지 않았는지 시스템을 들여다 봐야했다", "한국 방송사 역사에 흑역사를 남겼다. 국민적 기만 행위를 했다"며 전원 의견으로 법정제재 중 가장 높은 제재 수위인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편 '프듀'는 101명의 연습생 중 11인조의 그룹 멤버를 발탁해 데뷔시키는 프로그램. '국민 프로듀서'인 시청자들의 온라인과 문자 투표를 100% 반영해 데뷔조를 만드는 콘셉트였다.

'프듀' 시리즈를 연출한 안준영PD, 김용범CP는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를 받았다. 안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안PD 등 '프듀' 제작진은 1심 재판에서 순위 조작 등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면서도 부정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PD와 김CP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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