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베'·'우리사랑'·'그놈이 그놈이다' 남자福 터진 비혼녀[★FOCUS]

/사진=KBS, JTBC

오랜 독수공방, 혹은 비혼 상태에서 갑자기 남자복이 터진 여주들이 최근 드라마에서 많이 보인다.

지난 6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와 8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우리, 사랑했을까'(이하 '우리사랑')가 이른바 '남자복 터진' 여주인공들의 등장으로 눈길을 끈다. 여주인공들이 뜻하지 않게 뒤늦게 연애운이 트인 것.


'그놈이 그놈이다'는 장렬하게 비혼식을 치른 서현주(황정음 분)가 능력있게 비혼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이 가운데 생전 처음 보는 남자인 황지우(윤현민 분)와 평생 봐온 남자 박도겸(서지훈 분)이 적극적으로 끼어들면서 전혀 의도치 않았던 인생 2막이 열리게 된다.

선우제약 대표이사 황지우와 스타 웹툰 작가 박도겸이 서현주를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삼각관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까칠한 매력의 윤현민과 귀여운 연하남 매력의 서지훈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현주의 비혼 선언이 깨질지 지켜보게 된다.

'우리, 사랑했을까'는 14년 차 생계형 독수공방 싱글맘 노애정(송지효 분)앞에 나쁜데 끌리는 놈, 잘났는데 짠한 놈, 어린데 설레는 놈, 무서운데 섹시한 놈이 나타나며 펼쳐지는 '인생 로맨스 재개봉' 드라마다. 오대오 역의 손호준이 나쁜데 끌리는 놈, 류진 역의 송종호가 잘났는데 짠한 놈, 오연우 역의 구자성이 어린데 설레는 놈, 구파도 역의 김민준이 무서운데 섹시한 놈으로 4인 4색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tvN

대학 중퇴 스펙으로 팍팍한 인생을 살아가던 노애정은 영화사 엄지필름에 계약직 경리로 취업했다. 이를 계기로 노애정은 네 명의 남자와 얽히는 뜻밖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노애정은 베스트셀러 소설가 오대오, 톱스타 류진, 나인 캐피탈 사장 구파도를 새 영화 제작 과정에서 만나게 됐고, 체육교사 오연우를 딸의 중학교에 갔다가 만나게 됐다. 츤데레, 스타, 연하남, 섹시남이 동시다발적적으로 노애정과 얽히는 가운데, 과거 인연이 있던 류진, 오연우의 재회도 관전 포인트다.

이에 앞서서는 tvN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가 있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여주인공 장하리(장나라 분)가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어하는 인물로 세 남자에 둘러싸이는 상황에 놓였다. 장하리는 오로지 아이가 좋아서, 자신이 일하는 육아지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싶어서 정자 찾기에 나섰다. 때마침 나타난 한이상(고준 분), 윤재영(박병은 분), 최강으뜸(정건주 분) 세 남자를 놓고 장하리는 '어떤 정자를 선택할까'라고 눈여겨 봤다. 결국 장하리와 한이상이 커플로 성사돼 출산까지 하는 꽉 막힌 엔딩을 보여줬다.

세 드라마는 비혼, 미혼모 등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감한 해당 소재를 다루는 만큼, 스토리라인에 주의가 따른다. 한국 드라마에서 여전히,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 요소가 주인공의 '연애'인데 이걸 자칫 '시청자 끌어들이기' 용으로 오용할 수 있다. 이미 '오마베'에서 범해진 오류다. '오마베'는 여자 주인공이 결혼을 경계하면서도 남자에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줘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우리사랑' 여자 주인공은 비혼 선언자가 아니어서 네 명의 남자 중 한 명과의 만남이 쉽게 예상된다. 현재로서 숙제는 '그놈이 그놈이다'가 가장 크게 안고 있다. 여주인공이 거창하게 비혼식을 치렀지만, 결국 두 남자 중 한 남자를 선택하며 남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결말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렇게 된다면 요즘 세대 시청자들 입장에선 썸, 연애 과정이 주는 달달함보다 결국 연애와 결혼으로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실현된다는 구태의연한 씁쓸함이 더 크게 다가올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