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비와 사투' 그라운드 키퍼들, 모든 걸 쏟아낸 영웅들이었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7.12 20:51 / 조회 : 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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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두 번째로 경기가 중단된 이후 그라운드를 정비하고 있는 구장 관리 요원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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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를 정비하고 있는 구장 관리 요원들. /사진=김우종 기자
잠실 NC-LG전이 두 차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한 끝에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그리고 잠실구장에는 경기를 어떻게든 치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영웅들이 있었다.


LG와 NC는 12일 오후 5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맞붙었으나 3회말 LG 공격을 앞둔 2-2 동점 상황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 경기는 13일 경기로 재편성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같은 시간에 열릴 예정이었던 다른 4개 구장 경기는 모두 비로 인해 취소된 상황이었다. 광주, 부산, 대전, 수원 순으로 취소가 결정됐고, 이제 남은 건 잠실구장 단 한 경기였다.

경기 시작 시간인 5시께 이미 잠실구장 주변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국에는 내일(13일) 오후까지 비 예보가 있었다. 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늦어진 가운데, KBO 리그는 최대한 우천 취소에 신중한 상황이었다.

문동균 주심이 플레이볼을 외치면서 일단 경기에 돌입했다. LG 선발 김윤식은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총 투구수는 16개.


그런데 1회초가 끝나자 심판진이 오후 5시 8분을 기해 비로 인한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자 류중일 LG 감독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항의했다. 만약 그대로 경기가 취소된다면, 김윤식만 투구를 펼친 뒤 구창모는 공 하나도 안 던지고 13일 재경기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어 33분이 지난 5시 41분 경기가 재개됐다. 비는 계속해서 잠실구장을 적셨다. 양 팀 선발 김윤식과 구창모는 비, 그리고 마운드 흙과 사투를 벌였다. 스파이크에 계속 달라붙는 흙을 털어내기 위해 애를 썼다. 경기력을 100%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부상 위험성도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3회말 시작을 앞둔 6시 50분 두 번째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미 3회초부터 내야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고이고 있었다. 그래도 양 팀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심판진은 경기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그라운드 키퍼들은 물 웅덩이에 흙을 쏟아붓고 또 쏟아부었다. 마운드가 잠시라도 젖는 걸 막기 위해 방수포도 잽싸게 덮었다. 책임감과 함께 비를 온몸으로 다 맞으며 모든 걸 쏟아낸 영웅들이었다.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모두 마쳤으나, 무심하게도 비는 계속 쏟아졌다. 결국 오후 7시 22분을 기해 심판진이 우천 노게임을 선언했다. 비를 흠뻑 맞은 채 체력을 한껏 소모한 그들은 라커룸으로 향했다. LG는 13일 이우찬, NC는 이재학을 선발로 각각 내세워 승리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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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에 고인 물을 제거하고 있는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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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왼쪽) NC 감독과 양의지(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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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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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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