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1호가 될 순 없어', 어라? 이러다 1호 영영 안 나오겠는데?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7.10 15:33 / 조회 :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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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세상에나! 1호가 될 수 없다니! 요즘 세상에 이해 안 되는 이야기 아닌가? 뭐든지 1등, 뭐든지 최초, 뭐든지 탑(Top)이 되어야 주목 받고, 인정받고, 돋보이는 시대인데, 1호가 될 수 없다니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눈길을 끌게 되는 프로그램, 바로 JTBC의 '1호가 될 TNS 없어'이다.

'1호가 될 순 없어'란 프로그램 작명의 비밀(?)은 바로 이렇다. 연예계 부부 중에서 개그맨 부부는 총 열 여섯 쌍이다. 1호인 최양락, 팽현숙 부부를 시작으로 해서 김학래, 임미숙 부부, 이봉원, 박미선 부부, 박준형, 김지혜 부부로 이어지며 올 9월 결혼을 앞둔 홍가람, 여윤정 부부가 막내이다. 결혼을 앞둔 막내 커플을 제외하고, 열 다섯 쌍 중에서 이혼한 부부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개그맨들은 ‘개그맨 부부가 이혼 안 하는 이유는 그 누구도 이혼1호 커플이 되기 싫어서 참고 사는 거야’ 하는 우스갯소리를 일종의 관용어구(?)처럼 한다. 실제로 개그맨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선 이런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농담에서 비롯되어 '1호가 될 순 없어'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첫 방송에서 나왔다.

그리고 과연 이혼 1호 커플이 누가 될지, 지켜본다는 콘셉트로 세 쌍의 개그맨 부부가 출연한다. 최양락, 팽현숙 커플, 박준형, 김지혜 커플, 이은형, 강재준 커플, 이 세 쌍의 부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보며 과연 이들 중에서 ‘이혼 1호’가 탄생하냐, 마냐를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녹화 스튜디오에 이혼서류가 구비되어 있어 언제든 맘만 먹으면 도장 찍기가 당일에 이루어질 수 있다나 뭐라나, 그렇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도 각 커플은 웃으며 화기애애하다가도 갑자기 욱하고 티격태격하는 일들을 반복하고 이 때마다 다른 출연자들이 이혼서류에 싸인하라며 종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재미있고, 그래서 새롭다. 기존의 커플, 부부들이 나오는 관찰예능은 거의 대부분 사이좋은 모습만 보여지지 않는가. 반면 '1호가 될 순 없어'는 이혼 1호 커플 탄생을 하냐, 마냐 지켜보다보니 커플들이 싸우는 모습을 은근히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쇼윈도 부부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리얼한 부부의 세계이다.

자, 희한한 것, 재미있는 것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방송용 부부의 모습, 쇼윈도 부부의 모습으로 사이좋은 척, 즐거운 척, 사랑하는 척 포장하지 않고 속마음을 그대로 다 드러내다보니 그로 인해 그 동안 몰랐던 배우자의 생각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끼리만 수 십 년을 살면서 부딪히고, 서로 삐걱거렸던 점들이 세상에 공개되고, 그런 모습을 통해 속내를 꺼내놓고, 또 함께하는 출연자들이 그것에 대해 공감해주니 그 동안 답답하던 속마음이 풀리고, 위로와 힐링이 된다. 게다가 다른 출연자들이 '남편이 그러면 서운하지', '아내가 그러면 마음 아프지'하는 조언까지 해주니 당사자는 그 동안 무심했던 점들이나 안 좋았던 점들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개선하려는 노력까지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회차가 거듭할수록 부부가 서로에게 노력하는 모습, 애쓰는 모습들이 방송된다. 비록 완벽하게 고쳐지진 않고, 어설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만으로도 흐뭇하다.

이런 분위기로 가다간 이혼 1호 커플은 무슨! 지금보다 훨씬 더 깨소금 볶으면서 살 것 같다. 1호가 과연 누구일까(?), 지켜보려던 콘셉트가 오히려 잉꼬부부들을 대거 탄생시킬 조짐이란 얘기다. 그래도 즐겁다. 건강한 싸움 끝에 해피엔딩만 된다면 말이다.

▫ '1호가 될 순 없어', 어제까지 싸우던 부부들이 오늘은 어떤 현명한 방법으로 화해를 하게 될까, 지켜보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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