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홈런' 타자였던 박병호, 그가 말하는 트레이드 그리고 지도자

고척=박수진 기자 / 입력 : 2020.07.08 10:19 / 조회 :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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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박병호. /사진=박수진 기자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4)가 KBO 리그 역사에서 14명밖에 없는 300홈런 타자 반열에 등극했다. 그는 원동력으로 트레이드를 꼽았고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박병호는 지난 5일 수원 KT전서 5회 김민수에게서 투런 아치를 그려 시즌 14호이자 개인 통산 300번째 홈런을 달성했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는 2010년 송지만(47·현 KIA 코치) 이후 2번째다.

박병호는 잘 알려진 대로 LG 출신 선수다. 2005년 성남고 졸업 후 LG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LG에서는 6년간 상무 시절을 제외하고 총 4시즌 동안 24개의 홈런만 때려냈을 뿐이다. 한 시즌 평균 6홈런 타자였다. 결국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게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히어로즈 이적 후 올해까지 8시즌(2016~2017년 미국 시절 제외) 동안 276개의 대포를 날렸다. 홈런왕도 5번(2012~2015, 2019년)이나 차지했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그는 300홈런의 계기를 묻자 "트레이드되고 나서 전폭적으로 많이 밀어주셨다. 여기서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났고 계속 성장을 했던 같다"고 답했다.


300홈런에 대한 의미에 대해 박병호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여기에 처음 왔을 때 송지만 코치님께서 300홈런에 1000타점을 넘기셨다고 해서 대단한 기록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2019년이 지나고 올해 접어들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굉장히 영광스러운 기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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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운데)가 지난 5일 열린 수원 KT전서 개인 통산 300번째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병호의 300홈런은 투수 188명을 상대로 뽑아낸 것이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많이 홈런을 얻어맞은 투수는 공교롭게 성남고 2년 선배인 노경은(36·롯데)이다. 노경은은 박병호에게 8홈런을 허용했다. 2위는 송승준(40·롯데), 홍건희(28·두산)의 6홈런이다.

박병호는 "우연히 기록을 봤는데 (노)경은이 형인 것을 봤다. 선배라서 말을 잘 해야 한다"고 웃은 뒤 "홈런이 많지만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은 좋지 못하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올해 노경은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했기에 그럴 만했다.

이제 박병호는 1000타점을 바라보고 있다. 7일 경기를 마친 현재 통산 853타점을 기록하고 있어 147타점을 추가하면 17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박병호는 "타점은 항상 많이 올리고 싶다. 300홈런을 달성했으니 1000타점도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록을 의식한다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언제나 기록들은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물론 달성하면 너무나 영광스럽다. 기록을 위해 더 달리거나 무리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함도 전했다. 낮은 타율(0.230)에 홈런이 나와도 크게 웃지 못했다. 박병호는 "지고 있더라도 홈런을 치면 밝은 표정을 해 달라고 하더라. 10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을 치더라도 웃겠다고 했다. 이번 시즌 유독 잘 안 맞고 있지만 홈런은 언제나 기쁘다. 늘 응원해주는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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