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특집] 이동하 대표 "'반도' 비현실적인 건 강동원의 외모 뿐" [인터뷰] ②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7.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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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제작자 이동하 레드피터 대표/사진=이동훈 기자


연상호 감독의 '반도'가 올여름 한국영화 텐트폴 중 가장 먼저 관객에 선보인다. '반도'는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산행'의 속편격. '부산행' 이후 4년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과 폐허가 된 한국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동원과 이정현 등이 호흡을 맞췄다.

'반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극장가를 구원할 영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용기 있게 첫선을 보이는 영화기도 하다. 영화를 만들고 어려운 결정을 함께 한 제작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를 만났다.


-'반도'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당초 '부산행'에서 살아남은 정유미를 중심으로 한 버전도 고민했는데.

▶'부산행' 이후 연상호 감독이 영화의 전 이야기와 직후 이야기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반도' 이야기가 가장 해볼 만 하다고 서로 이야기해 준비에 들어갔다. '부산행'에서 살아남은 정유미를 주인공으로 한 버전도 고민했지만 지금 버전이 충분히 할 만한 이야기였다. 지금은 다른 가족 이야기며, 동시에 아포칼립스가 된 반도의 이야기다. '부산행' 이후 살아남았을 가족의 이야기, 또 지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떻게 살아남았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강동원이 '반도' 주인공으로 참여했는데.


▶강동원이 이 영화를 이끌 주인공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고 연 감독과 만났다. 당시 강동원이 할리우드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서 그 일정을 기다리면서 프리 프로덕션을 준비했다. 강동원 캐릭터는, 이야기를 끌고가는 중심인물의 서사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란 고민에서 출발했다. 아포칼립스가 된 반도라는 공간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면 거기에 걸맞는 능력이 있어야 할테고, 다시 지옥으로 돌아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했다. 영화 속에서 비현실적인 건, 강동원의 외모 뿐이다. 정말 그 역할을 잘 해줬다.

-이정현은 '반도'에서 여전사로 등장하는데.

▶보통 할리우드 영화에서 여전사라고 하면, 외모부터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반도'에선 달랐으면 했다. 우리 옆에 있던 평범한 사람이 그 지옥에서 어떻게 여전사가 성장했는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정현은 역시 이정현이었다.

-'부산행'은 순제작비가 80억원 가량이었는데 '반도'는 두 배인 160억원 가량이 들었는데. 속편격인 영화는 전편보다 더 큰 규모와 이야기를 준비하기 마련인데. 어떤 것에 초점을 맞췄나.

▶아포칼립스가 된 도시에서 보여지는 카체이싱이 핵심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부산행'이 열차 안에서 좀비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처럼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면 '반도'는 좀비들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간의 사투가 핵심 포인트다.

-아포칼립스에서 카체이싱은 '매드맥스'와 비교가 될 텐데. 어떤 차이점과 볼거리가 있는지.

▶'매드맥스'는 사막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이었다면 '반도'는 좀비화된 도시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이다. 연상호 감독의 아이디어가 워낙 좋았다.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VFX로 구현이 가능할 지가 고민이었다.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는데 워낙 호흡들이 좋아서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는데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VFX에 제작비의 어느 정도가 들었나.

▶CG와 특수효과, 특수분장 등을 포함해서 전체 예산의 25~30% 가량이 투입됐다. '부산행' 때보다 한국 VFX기술이 훨씬 발전했다는 걸 관객들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예고편을 통해 살짝 공개된 카체이싱도 볼거리 중 하나겠지만 사람과 좀비간 레이스도 상당한 눈길을 끌 것 같은데.

▶'부산행'도 그랬고, '좀비'도 그렇지만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아포칼립스 상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광기가 그 레이스를 통해 관객에 전달되길 바란다.

-'부산행'에선 마동석이 영화 재미를 이끈 인물 중 하나였다. '반도'에선 강동원 이정현 외에 누가 극에 재미를 더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레다. '부산행'에 마동석이 있었다면 '반도'에는 이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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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강동원/'반도' 스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겠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계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될텐데.

▶무정부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다양한 군상을 그리고 싶었고. 그렇기에 이 세계관은 어떤 정치적인 의도나 프레임이 조금도 개입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살려야 한다는 바람이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지 오롯이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부산행'의 메인 빌런은 김의성이었다. '반도'는 두 명의 메인 빌런이 등장하는데.

▶성격이 다른 빌런이다. 결코 하나로 합칠 수 없는. 김의성과 다를 뿐더러 한국 장르 영화에서 처음 소개되는 빌런이라고 생각한다.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그 사람들의 중심에 있는 빌런인 만큼 전혀 다른 악의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반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처음 선보이는 올여름 한국영화 텐트폴인데. 용기있는 결정이고,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반도'는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해서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그야말로 꽃가마를 타고 선보였을 영화이기도 한데.

▶여전히 조심스럽다. 지금 상황이 콘텐츠의 힘으로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일지, 관객과 안전하게 만날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투자사와 배우, 감독, 스태프들이 서로 도우면서 만든 작품이고 그 결과가 관객과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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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제작자 이동하 레드피터 대표/사진=이동훈 기자


-왜 '반도'인가.

▶반도라는 공간의 폐쇄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속 설정상 북한은 아직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지 않았다. 그러니 외딴 섬처럼 어딘가로도 연결되지 않은 공간이 아포칼립스가 됐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

-'반도' 이후 소위 '부산행' 시리즈가 또 나올 수 있을지, 프리퀄이나 시퀄을 준비하고 있는지.

▶연상호 감독이 그리는 세계관에서 '부산행'과 '반도' 사이의 이야기가 있다. '부산행' 이후 '반도'까지 4년 동안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의 이야기. 영화와 드라마 모두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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