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져 보이나요? 21살 강백호, 화도 못 내는 '리그 최연소' 4번타자 [★이슈]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7.02 05:09 / 조회 : 3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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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강백호가 1일 잠실 LG전 승리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동훈 기자
KT 위즈 강백호(21)는 올해 KBO리그 10개 구단 4번 타자 중 가장 어리다.

NC 양의지(33), 키움 박병호(34), 두산 김재환(32), LG 라모스(26), KIA 최형우(37), 삼성 이원석(34), 롯데 이대호(38), SK 로맥(35), 한화 김태균(38) 사이에 강백호가 있다.

프로 입단 3년 차에 중책을 맡았다. 그만큼 잘해서다. 대학교 2학년 나이에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자리에 배치된 셈이다.

그런 강백호를 향한 시선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자기 표현에 당당하고 거침 없는 모습을 자신감으로 느끼는 팬들이 많지만 일부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건방져 보인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그런 잡음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강한 캐릭터 같다. 실제로는 다르다. 이제 겨우 21살이다. 강백호는 1일 잠실 LG전 승리 후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았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백호는 이번 시즌 34경기 타율 0.328, 출루율 0.400, 장타율 0.656에 11홈런 31타점을 기록 중이다. KT에 없어선 안 될 간판스타지만 4번 타자를 맡고 부침이 심했다. 6월 30일 잠실 LG전에는 숱한 기회를 날리며 6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57까지 곤두박질쳤다. 득점권 타율도 0.238에 불과했다.

이강철 감독도 "득점권 타율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에게 너무 압박이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겉보기와는 달리 속은 아직 여리다. 강백호는 1일 LG전 2점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그간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강백호는 "타격 컨디션이 최근에 떨어졌다. 부담과 스트레스가 컸다. 득점권 스트레스도 심했다. 워낙 소극적이 됐다. 다시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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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강백호. /사진=kt wiz
강백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내내 몸통 회전을 이용한 스윙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 손목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하체와 엉덩이 회전을 이용해 타구에 힘을 싣는 기술이다.

이강철 감독은 "손목이 덮이면 타구에 회전이 가해져 바깥쪽으로 휘기 때문에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손목을 쓰지 않고 그대로 밀어내면 인플레이 타구가 늘어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스윙이 뜻하지 않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먼저 몸통 회전이 강하게 돌아간다. 스윙 후에 오른팔을 쭉 뻗어서 마무리 동작이 커졌다. 헛스윙이 나오면 제 자리에서 한 바퀴 빙글 돌 때도 있다.

속사정을 정확히 모르고 보면 4번 타자가 되고 나서 욕심이 많아졌다, 스윙이 커졌다고 지적하게 된다. 최근 타격 부진과 맞물린 데다가 앞선 '건방진 모습'까지 겹쳐 안티팬들의 표적이 되기 딱 좋다.

이강철 감독은 "나도 선수를 보는 관점이 있다. (강)백호는 평소 행동이 아니라 플레이가 그런 것이다. 야구장에서는 자기 플레이를 해야 한다. 기죽을 필요 없다. 요즘에는 혼자 화도 못 내고 속으로 삭이는 것이 내 눈에도 보인다. 워낙 승부근성이 있는 선수인데 나도 마음이 아프다. 딛고 일어 서야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백호도 앞으로 잘 이겨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강백호는 "조급하니까 카운트 싸움도 못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많이 힘들었고 사실 지금도 힘들다. 말처럼 쉽지가 않다.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천천히 이겨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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