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후 만난 LG 임찬규. /사진=김우종 기자 |
28일 인천에서 열린 LG-SK전. LG 선발로 나선 임찬규의 7회까지 투구 수는 92개. 팀은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완봉 페이스로도 보였으나, LG 벤치는 교체를 택했다. 결국 불펜이 리드를 잘 지켜냈고, 임찬규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4번째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임찬규는 완봉승에 대한 욕심에 대해 "7이닝 무실점도 정말 감사하다. 욕심은 없었다. 이것도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8,9회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그의 교체는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임찬규는 "늘 감독님과 코치님이 저한테 (더 던질 수 있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나갈 수 있다'라고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제게 물어보시질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신인 시절 150km/h를 넘나드는 속구를 뿌렸던 임찬규. 하지만 지금은 속도보다 제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그다. 이날 142km의 최고 구속을 찍었던 임찬규는 "죽도록 세게 던진 건 없었다. 정확하게 던지려고 했다. 1~2km 정도 욕심을 내다가 늘 얻어맞았다. 구속을 신경 쓰지 않은 뒤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찬규 등판에 앞서 하루 전날 LG는 정찬헌이 9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의 완봉 역투를 펼쳤다. 9회 1사 후 노히트노런이 깨졌지만, LG의 7연패를 끊어내는 소중한 대역투였다.
임찬규는 "제가 노 히트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 모르겠는데, (정)찬헌이 형이 9회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울컥했다. 멋있더라. 아쉽게 끝났지만 저런 거 한 번 저도 해보고 싶더라"면서 "8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안 맞다가, 1이닝에 3개를 맞는 게 야구더라. 또 야구 앞에서 겸손해진 하루였다"고 이야기했다.
임찬규가 선발로 나서 무실점 경기를 펼친 건 2017년 5월 3일 NC전(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이후 거의 3년 2개월 만이었다. 임찬규는 "7회를 너무 던지고 싶었다"며 "제 기록을 제가 아는데, 최근 몇 년 간 무실점 경기가 거의 없었던 건 같다. 정말 (무실점 경기가) 하고 싶었다.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7회 아웃카운트 3개가 꽉 차자, 하늘을 향해 오른팔을 들어 보인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임찬규는 "7회 마운드에 오르기 전 최일언 코치님께서 오늘 투구의 마지막이라고 해주셨다. 다음 이닝에 더 던진다면 빨리 들어와 준비를 했겠지만 마지막이라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팬들이 있었다면 더욱 멋진 세리머니로 남았을 장면. 임찬규는 유관중 경기서 세리머니에 대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하겠다"고 유쾌하게 웃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LG 임찬규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