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드디어 아버지 뛰어넘는다, 첫 기록은 뜻밖에도 '장타율'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06.30 07:05 / 조회 : 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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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사진=OSEN
키움 이정후(22) 하면 여전히 아버지 이종범(50)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프로 4년차로 이미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이정후로서는 늘 아버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공수주 모든 면에서 불세출의 타자였고, 기록 또한 여전히 '넘사벽'으로 남아 있다. 이정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까지 타격 8개 부문(KBO 공식 시상 기준) 모두 한 시즌 최고 기록에서 아버지를 넘어선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드디어 처음으로 아버지를 능가하는 기록 하나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소 뜻밖에도 장타율이다. 이정후는 29일 현재 0.624의 장타율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팀 내 간판 홈런 타자인 박병호(0.455), 김하성(0.500)보다도 훨씬 높다.

지난해까지 그의 장타율과 비교하면 '대변신'이라 할 만하다. 이정후는 2017년 데뷔 후 3년간 0.417-0.477-0.456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거포보다는 정교한 타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를 정확히 ⅓ 소화(48경기)한 가운데 벌써 7개의 홈런을 때려 종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2018, 2019년 각 6개)을 깨뜨렸다. 2루타는 20개로 리그 단독 1위, 3루타도 3개로 공동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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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이정후 기록 비교. /자료=KBO
장타가 부쩍 늘어난 비결에 대해 이정후는 구단을 통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비시즌 기간에 힘과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하게 치겠다는 생각을 하며 타석에 들어선다. 이를 위해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며 "동양인의 피지컬로 좋은 타격폼을 갖고 있는 일본 타자들의 영상을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 역시 이정후의 노력을 인정했다. 강 코치는 이정후의 장타력 증가에 대해 "겨울에 잘 준비해 정규시즌을 시작한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전지훈련 때 강조한 건 빠른 타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정후 선수는 왜 빠른 타구를 만들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타고난 야구 DNA에 남다른 노력이 결들여졌다는 뜻이다. 이종범의 한 시즌 최고 장타율은 페넌트레이스 MVP 시즌이던 1994년의 0.581(당시 해태)이다. 현재 이정후의 장타율은 이보다 0.043 높다.

뿐만 아니다. 69안타 33타점을 기록 중인 이정후는 올 시즌 산술적으로 207안타 99타점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역시 이종범의 196안타와 77타점(이상 1994년)보다 많다. 이정후가 남은 시즌 체력과 기록을 잘 유지해 명실상부하게 아버지를 뛰어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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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코치와 선수로 금메달을 차지한 이종범(왼쪽)-정후 부자.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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