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탈출' LG, 윌켈차 아닌 '정임이'가 구세주였다 [★현장]

인천=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6.29 05:13 / 조회 :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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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찬헌-임찬규-이민호.
"고비네 진짜…."

사령탑이 '고비'라는 말을 직접 꺼낼 정도로 LG는 분명 위기였다. 지난 26일, 팀은 시즌 첫 7연패 늪에 빠졌다. 22일까지 리그 2위였던 순위가 단 나흘 만에 공동 5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LG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 인천 SK전에서 정찬헌이 9회 1사까지 노히트 투구를 펼친 끝에 완봉승을 따내며 연패를 끊어냈다. 이어 임찬규가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정찬헌과 임찬규, 그리고 이민호까지…. 올 시즌 초반 LG의 선발진을 이끄는 건 '윌·켈·차(윌슨-켈리-차우찬)'가 아닌 '정·임·이(정찬헌·임찬규·이민호)'다.

주말 경기 선발로 나선 정찬헌과 임찬규가 난세의 영웅이었다. 앞서 27일 정찬헌은 9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냈다. 28일에는 임찬규가 펄펄 날았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92개로 완봉 페이스였으나, LG 벤치는 무리하지 않은 채 필승조를 내보내며 4-0 승리를 지켰다. LG는 27승 20패를 올리며 리그 4위를 유지했다. 3위 두산과 승차는 1경기다.

올 시즌 LG는 이른바 '윌켈차'로 불리는 1,2,3선발이 예전과 같은 위용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윌슨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4.47, 켈리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5.12, 차우찬은 4승 3패 평균자책점 4.98을 각각 기록 중이다.

반면 4번째 선발 임찬규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3.99를 올렸다. 5선발과 6선발을 번갈아 맡고 있는 정찬헌은 4승 1패 평균자책점 2.56, 이민호는 2승 2패 평균자책점 1.59를 각각 마크하고 있다. 4,5,6선발인 '정·임·이'가 사실상 팀 내 1,2,3선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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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원투펀치 윌슨(오른쪽)과 켈리.
28일 경기 후 임찬규는 "(정)찬헌이 형의 완봉투가 정말 큰 힘이 됐다. 찬헌이 형이 정말 큰 걸 해줬다. 그래서 부담을 덜고 던질 수 있었다. 앞에서 정말 잘 던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 투수로서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포수 유강남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지난 2013년 하위권에서 대반전을 이뤄내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할 당시 기점이 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해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야수 선택으로 기록된 권용관(44·현 성남고 코치)의 홈스틸이었다. 과연 올 시즌은 어떨까. 위기에서 나온 정찬헌의 완봉승, 그리고 임찬규의 무실점 호투가 LG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제 LG는 위만 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더욱 치고 올라가기 위한 과제로는 부상자들이 돌아오는 것, 그리고 '윌켈차'의 부활이 있다. 일단 이번 주부터 류중일 감독은 "채은성을 대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홈)-삼성(대구)을 차례로 상대하는 가운데, 정찬헌과 임찬규의 호투가 나머지 선발 투수들을 각성하게 만들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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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인천 SK전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LG 선수단.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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