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편의점 샛별이' 유치함과 독특함은 종이 한 장 차이!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6.26 17:21 / 조회 :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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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밝게 농담하고 떠들 때 재기발랄하게 센스 있느냐, 비호감으로 까불거리느냐로 느껴지는 건 한 끗 차이다. 화려하게 멋을 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화려함 가운데에서 절제미를 넘어갈 경우 자칫 잘못하면 세련미가 아닌 천박함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세상의 모든 일에 '선'이 있다. 이 '선'이라는 녀석은 아주 미묘해서 살짝만 넘어가도 극과 극으로 느낌이 변하기 때문에 이를 잘 지키는 것엔 본능적인 감각과 센스가 따라야 한다.


왜 이리 길게 '선'에 대해 풀어놓느냐, 이번에 새로 시작한 드라마 SBS 금토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때문이다.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처음 드라마를 시작할 당시 원작 웹툰이 다소 선정적이고 남녀 주인공의 나이차이가 크게 난다는 설정 때문에 우려를 낳았으나 드라마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나이를 20대 후반과 초반으로 일곱 살 차이로 조정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편의점 샛별이'는 웹툰과 드라마의 색깔을 절묘하게 섞어가며 첫 회부터 시선을 끌었다. 물론 초반 설정에서 여고생 김유정(샛별 역)이 담배를 사러간다거나 담배 피는 걸 막는 지창욱(대현 역)에게 반해 뽀뽀를 하는 등의 장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받았으나 그런 점을 제외하면 웹툰을 기반으로 한 만큼 유쾌하고 코믹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는 작년에 김남길에게 SBS 연기대상의 영광을 안겨 준 '열혈사제'를 제작했던 명성답게 B급 코믹 감성을 듬뿍 담아 '편의점 샛별이'를 끌고 가고 있다.

드라마 속 샛별 역을 맡은 김유정은 발랄하면서 괴짜 열혈소녀의 캐릭터를 한껏 살리고 있다. 뛰다보면 어느 새 공중부양을 하고 화나서 손을 휘두르면 강력한 불꽃 스매싱이 된다. 그러다보니 각종 효과와 컴퓨터 그래픽(CG)이 드라마 내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보다보면 드라마지만 드라마 같지 않은 만화 같은 요소들이 많다. 게다가 김유정은 그 동안 작품 속에서 보여줬던 청순하고 로맨틱한 모습들을 벗어던지고 코믹 배우로 변신했다. 예쁜 얼굴, 참한 말투, 조신한 걸음걸이, 이런 모습들을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도 없다. 이런 김유정은 여차 하면 발차기를 하고,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여기에 늘 당하는(?) 지창욱 역시 마찬가지이다. 꽃미남, 차도남의 이미지를 탈피 해 어설픈 귀요미(?)로 등장한다. 그래서 드라마 전체적으로 웹툰의 색깔을 한껏 살린 B급 코믹함이 묻어난다.

중요한 건 바로 이 점이다. 코믹함을 살리다보면, 그것도 B급이라는 감성까지 넣다보면 아차하고 순간의 판단을 잘못하는 순간 드라마는 유치함과 어색함이라는 굴레에 빠져 들어갈 수도 있다. 즉 B급 코믹이라는 것은 유치함과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미묘한 '선'을 잘 지켜야지, 자칫하면 유치하고 어색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편의점 샛별이'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잘 타고 있다. 절대로 유치하거나 부끄럽지 않도록 적절한 재미와 유쾌함을 섞어 B급 코믹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 어쩌면 웹툰보다 더 효과적으로 웹툰의 맛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2회 방송했다. 앞으로 어떤 극적인 재미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 '편의점 샛별이' 웹툰인가! 드라마인가! 빠져서 보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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