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내려간 순간, LG 불펜의 '민낯'이 드러났다 [★잠실]

잠실=신화섭 기자 / 입력 : 2020.06.26 05:11 / 조회 :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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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가운데)이 25일 키움과 더블헤더 2차전 9회 박병호에게 만루 홈런을 맞은 뒤 강판되고 있다. 왼쪽은 포수 이성우. /사진=OSEN
6회말까지만 해도 LG의 연패 탈출을 의심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호투하던 차우찬(33·LG)이 내려가자마자 상황은 급변했다. LG 불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LG와 키움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린 25일 잠실구장. LG는 앞서 1차전마저 내줘 시즌 첫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더블헤더에선 4전 전승이었다는 은근한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그러나 2차전에선 믿는 구석이 있었다. 차우찬의 선발 등판이었다. 그리고 기대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차우찬은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팀의 연패가 시작된 19일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한 그였기에 스스로 팀을 다시 살려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차우찬이 6회초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한 뒤 LG는 6회말 3점을 더 보태 스코어를 5-0으로 벌렸다. 그러자 LG 벤치는 투구수 96개였던 차우찬을 곧바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앞선 8경기에서 4차례 100구 이상을 던졌고, 지난 13일 잠실 롯데전에선 최대 113개를 투구했다.

결과적으로 차우찬의 강판이 LG로선 화근이 됐다. 이어 나온 송은범(36)과 진해수(34)가 7회초에만 4점을 내줘 순식간에 1점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김대현(23)이 급한 불을 끄고 리드를 지켰으나 결국 9회 마무리로 나온 정우영(21)이 박병호(34·키움)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헌납, 5-8로 6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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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사진=뉴스1
LG 불펜의 고민은 마무리 고우석(22)이 시즌 벽두인 5월 중순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그래도 이상규(24)와 정우영 등 대체 요원이 빈 자리를 잘 메우는 듯했다. 둘은 나란히 4세이브씩을 따냈다.

그러나 이상규는 6월 들어 2경기 연속 패전을 당하는 등 부진에 빠졌고, 정우영은 6월4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9경기에나 등판하며 과부하가 우려됐다. 그래서 류중일 LG 감독은 한때 정찬헌(30)과 이민호(19) 등 선발 요원들을 불펜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필 연패 탈출을 눈앞에 둔 결정적인 순간에 탈이 나고 말았다. 마무리 앞에 나오는 송은범과 진해수가 한꺼번에 무너지고 정우영마저 충격적인 난조를 보이면서 고우석의 공백을 다시 한 번 절감해야 했다. 열흘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이상규도 이날 1군 엔트리에 복귀해 더블헤더 1차전에 나섰지만 ⅔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고우석은 다행히 회복이 빨라 7월 중순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고)우석이가 빨리 올라오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류중일 감독의 바람은 언제 이뤄질까. 연패에 신음하는 LG가 불펜의 고민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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